[기고] 임채석 광주시교육청 교육협력관.행정학박사
2024년 07월 23일(화) 22:00
약속과 신뢰
약속은 신뢰다. 우리는 매일 매일 약속을 하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어릴 때부터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도 말고, 약속을 했으면 꼭 지켜야 한다고 귀가 따갑게 들어왔다. 일상생활에서 신뢰는 모든 관계의 핵심 가치다. 하지만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통해 꾸준히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뢰를 바탕으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는 서로를 믿고 존중하며 약속을 실천하는 사회다.

약속은 실천이다. 보통 매년 신년 초 계획을 세우지만 작심삼일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실천은 단순히 말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통해 증명되어야 한다. 약속을 지키고 내가 한 말에 책임감을 가질 때 상대방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우리는 신뢰를 쌓기 위해 약속을 한다. 신뢰를 쌓는 것은 현재의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킨다는 의미다. 상대방에게 진심을 담아 소통하고 믿음직스러운 행동을 보여줄 때 상대방은 우리를 신뢰하고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약속은 실천함으로써 효과가 배가된다.

선출직 공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약이다. 공약이란 후보자가 당선되었을 때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을 사업의 목적, 착수 우선순위와 완성 시기, 예산 확보 방법 등 구체적인 약속 목록을 개발하여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공약은 시민이 후보자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다. 당선 이후에도 평가는 계속되고 공약 이행 여부로 시민은 선출직 공직자를 판단하고 지지 여부를 결정한다. 공약은 시민으로부터 선택받은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고 의무다.

지난 5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2024년 전국 교육감 공약 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광주시교육청은 종합 최우수 SA등급을 받았다. 평가 분야인 공약 완료도, 목표 달성, 주민 소통 3개 분야에서 2년 연속 종합 최우수등급 SA획득이다. 종합평가를 포함한 전 분야 모두 최우수 SA등급을 받은 것은 체계적인 공약 관리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한 노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다. 7월 현재 공약 이행률은 72.6%로 광주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교육정책 사업들이 힘차고 내실 있게 순항하고 있다.

교육은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지금 광주교육은 더 큰 변화와 혁신의 바다를 헤쳐 나가고 있다. 잘되고 성과를 내는 부분은 더 확대하고 미진한 부분은 보완해서 현장에 스며드는 교육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과의 약속, 교직원과의 약속, 학부모·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 시민과의 약속을 100% 완료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배움이 일어나고 튼실한 열매가 맺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시민들에게 신뢰와 감동을 줄 수 있도록 교육정책 완성도를 높여가야 한다.

팍타 순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는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뜻의 라틴어 법격언이다. 약속은 신뢰를 쌓는 핵심적인 요소다. 한 사회의 수준을 이야기할 때 신뢰만큼 중요한 척도는 없다. 최근 교권 추락과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란 등으로 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교육의 힘은 약속과 신뢰에서 시작된다. 학생은 교사를 존경하고,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데서 신뢰가 회복된다. 신뢰는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 조화와 균형을 통해 무너진 교육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사회적 약속을 지키고 실천하는 사회가 선진화된 민주사회다. 상호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 나 자신과의 약속, 타인들과의 약속, 교육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실천해야 한다. 지금은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여 상호신뢰를 키워가는 방향성이 중요하다.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교육에 대한 약속이 무너지면 교육이 바로 설 수 없다. 교육은 힘들고 어렵다고, 예산이 부족하다고, 지체하거나 연기할 수 없다. 교육은 기다릴 수 없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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