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산 - 김대성 제2사회부장
2024년 07월 23일(화) 21:30 가가
“비 오면 / 너 씌워주려고 / 챙겨다니던 우산 / 비는 오지 않고 / 네 주위엔 햇빛만 / 울고 있다 / 울고 있는 내 마음에 / 우산을 씌어 주었다 / 우리는 다른 기후에서 살고 있다.”
박진성 시인의 시집 ‘하와와 너에게 꽃을 주려고’에 수록된 우산이라는 시다. 작가는 시에서 우산을 사랑을 전하는 도구로 쓰고 있다. 비가 오면 주려 했는데 비는 오지 않고, 사랑을 전해야 하는 이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 채 햇볕만 내리쬐니 얼마나 속이 탔을까.
우산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건 없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기원전 4000여 년 전 이집트와 그리스, 중국 등 고대 예술작품에 우산을 쓴 모습이 존재하니 적어도 6000년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우산의 한자 ‘산(傘)’자를 보면 우산의 긴 역사를 대략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는데 ‘傘’은 상형문자로 비나 햇빛을 가리는 우산을 벌려 놓은 모양을 본뜬 글자다. 기원전 11세기부터 중국에서는 지위와 권력의 상징으로 우산이 사용됐는데 살대는 나무로 되었고 가죽이나 깃털로 덮인 것을 비 오는 날은 물론 햇빛이 나는 마른 날에도 썼다. 중국 명 왕조에는 이것이 발전해 천이나 실크로 된 것도 있었지만, 일반 백성들은 덜 고급스러운 질긴 종이로 된 우산을 썼다.
그런데 우산 보다 광의의 개념인 양산은 동서양에서 모두 하늘을 받치는 물건으로 여겨졌다. 양산을 쓰는 일은 곧 하늘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았다는 표시로 왕의 행차나 종교 행사에는 반드시 양산이 펼쳐졌다. 주로 햇볕을 가리기 위해 쓰는 양산은 13세기 이탈리아에서 휴대용으로 발전했다. 양산은 볕을 가리려는 목적 외에 여성들의 소품으로도 이용됐는데, 1인용 양산이 유럽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7~18세기 무렵이다.
최근 변덕스러운 날씨에 비는 물론 자외선 차단까지 해결할 수 있는 우양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양산이라는 것이 합리성에 착안한 필수품이지만, 우산과 양산 모두 비와 햇빛을 가리는 도구에서 시작돼 다양한 용도로 발전을 거듭했다는 점을 안다면 더욱 소중한 물건이 되지 않을까.
/bigkim@kwangju.co.kr
박진성 시인의 시집 ‘하와와 너에게 꽃을 주려고’에 수록된 우산이라는 시다. 작가는 시에서 우산을 사랑을 전하는 도구로 쓰고 있다. 비가 오면 주려 했는데 비는 오지 않고, 사랑을 전해야 하는 이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 채 햇볕만 내리쬐니 얼마나 속이 탔을까.
또 우산의 한자 ‘산(傘)’자를 보면 우산의 긴 역사를 대략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는데 ‘傘’은 상형문자로 비나 햇빛을 가리는 우산을 벌려 놓은 모양을 본뜬 글자다. 기원전 11세기부터 중국에서는 지위와 권력의 상징으로 우산이 사용됐는데 살대는 나무로 되었고 가죽이나 깃털로 덮인 것을 비 오는 날은 물론 햇빛이 나는 마른 날에도 썼다. 중국 명 왕조에는 이것이 발전해 천이나 실크로 된 것도 있었지만, 일반 백성들은 덜 고급스러운 질긴 종이로 된 우산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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