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연극’·‘시민 참여극’으로 문화 사각지대 최소화”
2024년 07월 21일(일) 20:25
광주시립극단 원광연 신임 예술감독
지속 가능한 공연 기획·인적 구성
광주브랜드 공연으로 광주정신 확산
문화소외계층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

원광연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

지난 4년간 ‘장기 공석’이던 광주시립극단(이하 시립극단)의 신임 예술감독으로 최근 원광연 감독이 부임했다.

그동안 시립극단은 예술감독 부재로 장기적인 예술관을 투영한 ‘브랜드 공연’을 선보이는 대신 ‘작품 중심제’로 운영됐다. 이번 선임이 극단 레퍼토리와 작품에 투영되는 예술관의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를 모은다.

원 감독은 한국연극협회 광주광역시지회 이사, 지회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 연극 발전에 기여해온 인물이다. 극단 아트컴퍼니원을 창단해 6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으며, 장애인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을 다수 선보였다.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오래 비어있던 예술감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로 부임 소감을 밝혔다.

원 감독은 시립극단 예술감독 부임 이전, 극단의 공연을 모니터링하며 ‘작품 중심제’의 명암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작품 중심제로 극을 성공적으로 상연한 경우도 많았지만, 장기적인 레퍼토리로 자리잡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에 매번 ‘출발선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번 취임을 통해 ‘단거리 경주’를 끝내고 ‘지속 가능한 공연 기획 및 인적구성’을 갖추겠다”는 뜻을 비쳤다.

극단 아트컴퍼니원을 창단·운영해온 만큼, 앞으로 ‘연출·기획’ 측면에서는 어느 부분에 역점을 둘지 궁금했다.

원 감독은 “광주의 민주, 평화정신을 담아내는 작품을 만들어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며 “‘광주 브랜드 공연’을 통해 지역민은 물론 타 지역까지 ‘광주 정신’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시립극단의 조례상 정원과 예산인력에 비해 상임, 비상임 인원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한정된 인력에 맞춰 멀티배역, 객원배우 등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극단이 선보일 기획 공연으로 그는 ‘출장 연극’ 시리즈를 언급했다. 지금까지는 관객들이 찾아오는 작품 위주였다면 앞으로 매년 소규모 ‘출장 연극’ 시리즈를 통해 시민들 속으로 찾아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맞물려 시립극단은 오는 30일까지 ‘출장 연극’ 시리즈에 출연할 객원배우 공개 오디션을 진행중이다. 아울러 ‘명작 연극선’이나 지역특징을 살린 작품도 개발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극’ 일환으로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명작 소설 ‘오스카와 장미할머니’를 극화 중에 있다”며 “오는 10월 지자체별로 작품을 한 차례씩 실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감독은 그동안 자신이 창단했던 극단 아트컴퍼니원을 통해 노인문제, 중년실업, 위안부 문제 등 묵직한 담론에 주목해왔다. 향후 시립극단에서도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무대에 올릴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는 “처음 연극계에 입문할 때부터 극예술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며 “그런 맥락에서 11월 정기공연으로 제1회 광주시립극단 희곡공모 선정작 ‘양림’을 재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버림받은 탕아가 집으로 되돌아오는 오디세이적 작품인 ‘양림’을 매개로 관객들이 현실 속 어려움을 잊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길 바란다는 생각에서다.

향후 장애인들이 관람 제한을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배리어 프리 공연’ 등도 계획하고 있는지 물었다. 원 감독은 ‘장애인 연극 교육’, 장애인 연극 ‘5년 후의 나’ 등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작품을 18년 넘게 상연해왔다.

“장애인 극단 창단을 돕거나 장애인 배우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왔기에 다년 간의 데이터가 누적돼 있습니다. 내년에 선보일 예정인 ‘시민 참여극’에 장애인 및 고령층 관객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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