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 물폭탄·4213번 벼락 ‘공포의 밤’
2024년 07월 16일(화) 19:30
전남 곳곳 주택·농경지 침수 피해

해남군에 시간당 78.1㎜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16일 오전, 송지면 산정시장 일대가 침수돼 소방대원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전남 곳곳에 물폭탄이 쏟아져 주택과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인명피해 등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지역민은 폭우와 함께 무려 4213번의 벼락이 떨어지자 공포의 밤을 보냈다.

1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전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렸다. 누적강수량은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진도 의신 168.5㎜, 완도 보길도 156.5㎜, 해남 땅끝 129㎜, 고흥 도화 115.0㎜ 등에 달했다. 특히 진도 의신면에선 시간당 최대 103.5㎜, 고흥 도화·해남에도 시간당 각 85.5㎜, 78.1㎜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새벽 해남에 쏟아진 시간당 78.1㎜의 집중 폭우는 200년만에 한번 기록될 정도의 집중호우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폭우는 정체전선이 해남지역에 심야시간에 정체된데다 이동이 느렸던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침수로 인한 재산피해 규모도 컸다. 해남 46채, 진도 33채, 완도 14채, 신안 10채, 고흥 2채 등 전남지역에서 총 124채의 주택이 침수됐다. 주민 65명은 집에 물이 들어차자 마을회관 등으로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완도군 완도읍에서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빗물에 잠겼고, 해남군 송지면에서는 토사가 주택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주민이 대피했다. 산사태 위기 경보가 경계 수준으로 상향되면서 산사태 취약지역 주민들이 사전 대피하기도 했다.

폭우와 함께 16일 자정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전남 22개 시군에 4213번의 낙뢰가 관측되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여수에서는 낙뢰로 인해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한 석유화학업체에 정전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멈췄다.

고흥·해남·완도·진도·강진 등에서는 총 279㏊에 달하는 논이 물에 잠긴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 4곳과 국립공원 3곳, 산책로, 하상도로, 하상출입구 등 49곳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번 비는 16일 오후 대부분 그치고 17일에는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는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오후 한때와 18일 오전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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