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 없는 리더십, 성공 어려워- 한국환 경영학 박사
2024년 07월 10일(수) 00:00
지난 3년여 동안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시기를 맞았다. 그런데 국제 정세는 여전히 G2(미·중)의 패권 다툼,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지역의 확전 우려, 그리고 기후 위기까지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긍정적 실태를 살펴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7월 1일)한 상반기 기준 수출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3117억 달러)은 6.5% 감소해 무역수지는 231억 달러 흑자로 연말엔 사상 최대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서울 명동 상권이 국내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외국인들도 선호하는 K패션 매장 중심으로 되살아났다. 더구나 K푸드인 라면과 쌀 가공식품(김밥 포함), 음료, 김치가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부상했으며 이중 유럽 김치 수출은 지난해에만 약 1800만 달러에 달해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전기차 산업의 ‘늦깎이’ 일본의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 분야에 최근 수조 원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국내 ‘K배터리’의 새로운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세계적 주목받고 있는 K방산의 실적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주요 기업의 올해 1분기 합계 매출이 4조 995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8% 증가했다. 더불어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2022년)에 이어 손수 만든 k-21 전투기의 양산 계획(2026년)으로 첨단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더욱 반가운 일은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성공 덕분에 ‘한국어 열풍’이 세계적이다. 미국과 유럽, 인도 등에서도 한국어 바람이 불고 있으며, 한국어를 대입 외국어 선택 과목으로 선정한 나라들(호주 일본 프랑스 뉴질랜드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도 늘고 있다. 또한 세종학당도 설립 당시 세계 43개국 90개소에서 2022년에는 84개국 244개소로 확장됐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도 1991년 151곳에서 2022년엔 1400여 곳으로 늘었다.

가장 괄목할 만한 일은 지난해 우리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6194달러)이 처음으로 일본(3만 5793달러)을 추월한 사실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성장해 온 수치로서 세계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중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6위이며 수년 내 4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국가경쟁력도 30~50클럽 국가 중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렇듯 기업과 국민들은 땀 흘려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정치권은 여야 막말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아직도 삼류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국가경쟁력은 우상향으로 긍정적이지만 국정지지율은 거의 20%~30%대 초반으로 매우 낮다. 이것은 현 정부의 타협 없는 독단의 정치, 정책이 주술·무속으로 좌우되고 있다는 논란, 국회 법안의 15회 거부권, 그리고 각종 민심을 외면해 국민 불만이 결국 대통령 탄핵소추 국회 청원 130만 명 이상으로 나타나 정국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대통령은 주변 몇 사람들 살리는 일보다 국민 전체를 살리는 일에 더 큰 힘을 쏟아야 한다. 또한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국정을 운영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명확한 답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연·지연 등 인맥으로 검증되지 않은 주변 인물을 기용하기보다 인정받은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고, 기존 정책을 수정·보완하는 적절한 피드백이 이뤄져야 한다. 피드백이 무시된 리더십은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생명공학, 나노기술, 양자기술, 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최첨단과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대이며, ‘시대정신’도 변하고 있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럼에도 잦은 정책 혼선, 세수 부족, 2천 명 의대 증원, 해외직구 제한, 한미일 중심의 치우친 외교 등 타협 없는 일방적 정책이 현 정부의 민낯을 보여준다. 결국 ‘전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하는 것’은 국가 통치자의 치명적인 실책이며 역량의 한계다. 민심은 천심이다. 대통령은 여러 채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인구 소멸 위기와 OECD 1위의 자살률, 최하위 수준인 삶의 만족도 등 현안 해결을 위해 소통과 공감, 그리고 협치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