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세탁소’ 마음의 얼룩 지우는 ‘책의 위로’
2024년 07월 02일(화) 19:30
전남대 ‘올해의 한 책’ 선정
윤정은 작가 톡 콘서트·문학기행 등 계획

최근 열린 전남대 ‘올해의 한 책’ 선포식 장면. <전남대 제공>

사람들은 가끔 후회를 한다. 그때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등등 후회를 한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어쩌면 그러한 과거가 있었기에 오늘의 ‘자신’이 있는 것일 터다.

인간이 동물과 가장 큰 다른 점이 있다면 ‘후회’를 한다는 점이다. 그 후회는 오랫동안 내면에 ‘마음의 얼룩’으로 남기 마련이다.

윤정은 작가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북로망스)는 마음의 상처를 살펴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온라인서점 선정 2023 소설 베스트셀러 1위’, ‘영미권 포함 20개국 수출 계약 진행’이라는 문구가 보여주듯 소설은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윤정은 작가의 ‘메리골드 마음세탁소’가 ‘올해의 한책’에 선정됐다.

전남대는 최근 ‘메리골드 마음세탁소’를 ‘올해의 한책’으로 선정하고 선포식을 열었다. ‘올해의 한책’은 광주전남 지역민의 독서문화 향상을 위해 전남대가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해온 프로그램이다.

이에 앞서 전남대 도서관은 지난 4월 교수, 도서관 사서 등 14명으로 구성된 한 책 선정위원회 의결을 거쳐 후보도서 5권을 선정했다. 5권의 후보 책을 토대로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달 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표를 거쳐 ‘메리골드 마음세탁소’를 최종 ‘올해의 한 책’으로 뽑았다.

무엇보다 소설이 내재하고 있는 “마음의 얼룩을 마법처럼 지워드립니다”라는 주제의식이 독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듯하다. 사실 마음의 얼룩을 지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소설에는 판타지적이면서도 힐링적인 요인이 곳곳에 투영돼 있어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윤정은 작가
특히 다음과 같은 문장들은 어떤 경구보다도 마음 한구석을 파고든다.

“어떤 아픈 기억은 지워져야만 살 수 있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아프지만 그 불행을 이겨내는 힘으로 살기도 하지. 슬픔이 때론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해.”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며 스스로를 열어 보이는 이들은 꽤나 용감한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이 곪아 있다. 곪아 있는지도, 아픈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가장 아픈 상처 한두 개쯤은 치유해주어야 살 만해진다는 것도 모르면서 살아간다.”

‘메리골드 마음세탁소’ 저자인 윤정은 작가는 2012년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소설 부문 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지금까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 등을 펴냈으며 네이버 오디오클립 ‘윤정은의 책길을 걷다’를 진행 중이다.

‘메리골드 마음세탁소’ 서사는 신비로운 세탁소를 모티브로 전개된다. 깡마른 체구의 여성은 세탁소를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따뜻한 차를 끓인다. 흥미롭게도 차를 마신 이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낸다. 아픈 날의 기억을 지우개로 지우듯 깨끗이 지워달라고 부탁하는 이들에게는 어떤 숨겨진 사연이 있을까.

한편 후보에 오른 도서는 ‘최재천의 곤충사회’(최재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이수연) ‘슬픔의 방문’(장일호) 등이다. 이들 4권은 ‘올해의 한 책’과 함께 읽어도 좋을 동반도서로 추천됐다.

임여진 학술정보지원과장은 “한 책 선정을 계기로 이후 작가 초청 톡 콘서트, 한 책 도서교환전, 독서후기 공모전, 문학기행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와 같은 독서 관련 행사들이 매개가 돼, 지역의 독서 활성화에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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