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 오롯이 담아
2024년 07월 02일(화) 14:40
김강호 시인 시조집 ‘당신 생각 소나기로 쏟아지는 날’ 펴내

‘당신 생각 소나기로 쏟아지는 날’

광주시조시인협회장을 역임한 김강호 시인이 네 번째 시조집 ‘당신 생각 소나기로 쏟아지는 날’(다인숲)을 펴냈다.

작품들은 정제된 언어와 깊은 서정, 운율의 이미지로 구현한 작품들은 읽는 맛을 선사한다.

시인에 따르면 이번 작품집은 일부는 어머니에 대한 시, 일부는 사랑을 노래하는 시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소재 또한 꽃, 개복숭아, 문고리, 집, 빗자루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친근한 것들이다.

김 시인은 “어머니 돌아가시고 유품 등을 정리하다 보니 사랑, 아픔, 눈물, 회한 등을 느꼈다”며 “‘녹슨 문고리’나 ‘어머니의 눈물’은 그런 마음을 시에 투영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지난 99년 동아일보로 등단 이후 그는 창작활동을 하며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또한 한국가곡작사가협회 창립회원으로도 활동하며 시와 노래를 접목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는 “제 시에 작곡가들이 붙인 곡이 70여 편이 된다”며 “세종문화회관과 호암아트홀에서 성악가들이 발표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당신 생각 지평선만큼 끝 모르게 길어서/ 수시로 둘둘 말아 가슴 깊이 묻어두고/ 남몰래 숨을 죽이며 보석이듯 꺼내 봤다// (중략)// 당신 생각 소나기로 쏟아지는 날이면/ 슬픔 깊은 이별 강 목을 늘린 새가 되어/ 강물이 붉어지도록 피 토하며 울었다”

표제시 ‘당신 생각 소나기로 쏟아지는 날이면’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다. 모친이 돌아가시고 나니 못해드렸던 것만 가슴에 남았다. 안타까움과 사무친 그리움은 “목을 늘린 새가 되어 강물이 붉어지도록 피 토하며 울었다”로 귀결된다.

김강호 시인
그는 젊은 시절 직장 생활, 자영업 등 다양한 밥벌이를 하다 보니 시를 많이 못 썼다. 뒤늦게 한국방송통신대학에 입학해 문우들과 함께 시 공부를 했다. “함께 공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시의 자양분이 됐다.

그는 “남은 인생도 시를 계속 쓰고 싶다”며 “후배도 양성하고 공모전에도 응모해 좋은 결실을 거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평 노창수 시인은 “김강호 시에서 서정의 직조 능변을 보게 된 것은, 여러 매체에 발표된 그의 작품에 어떤 필이 꽂히고서이다”며 “그 정점(頂點)”란, 감정의 혈에 놓은 침의 효험과 같은 떨림과 더불어 촉감의 끼침을 느끼게 된 것“이라고 평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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