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의 정유전쟁(전 4권) - 형개 지음, 구범진 외 4인 엮음
2024년 06월 21일(금) 15:00
1592년 왜군의 침략으로 일어났던 임진왜란에 이어, 1597년 재차 벌어진 왜란을 ‘정유재란’이라고 한다.

명·일 강화 교섭의 기만성이 드러나면서 1596년 9월 강화회담이 결렬됐고, 이후 울산을 포함해 한반도 8도는 불바다가 됐다.

정유전쟁의 전말을 명나라 입장에서 면밀히 조명한 책이 나왔다. 정유왜란 당시 명군의 최고 지휘관 형개의 ‘경략어왜주의(經略禦倭奏議)’를 엮은 역주서 ‘명나라의 정유전쟁(전4권)’이 그것.

책은 정유재란이라는 비극사를 명군의 시각에서 풀어낸 국내 최초의 국역서다. 우리나라 관점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임진왜란-정유재란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 있다. 그동안 임진전에 대한 연구는 한·일 사료에 의존했기에, 전쟁의 한 축이던 명나라 역할을 살펴볼 기회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제1∼3권에는 각각 ‘출병 준비’, ‘반격과 종전’, ‘전후 처리’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4권에는 교감, 표점한 한문 원문 등을 수록했다.

저자는 1601년까지 일본군의 재침공에 대응하는 명군의 상황 인식과 대처를 면밀히 기록했다. 1598년부터 명나라가 병력과 물자를 조선 일원으로 이동시켰던 이야기, 전쟁 초기에 왜군에 대패해 도망친 명군 장수를 처형한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직산 전투에서 일본군을 꺾은 뒤 조선군과 함께 울산왜성을 포위 공격했던 비화도 들을 수 있다. 경략어왜에 임명됐던 형개 시점으로 전황을 기록해, 조선이나 일본의 역사자료를 통해 볼 수 없던 정보를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역주는 ‘한중관계사료연구팀’이 맡아서 진행했다. 중국 근세사는 물론 조선역사 전공자, 명청 및 조선 외교문서 전문가들이 모여 팀을 꾸렸다.

<사회평론아카데미·전권 10만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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