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문인과 배우들이 ‘여순10·19’ 진실 위해 연극 무대 오릅니다”
2024년 06월 12일(수) 12:10 가가
‘붉디붉은 동백이 다 지기 전에’ 원작 강경아 시인
23일 오후 5시 여수 진남문예회관에서 쇼케이스
23일 오후 5시 여수 진남문예회관에서 쇼케이스
“여수 출신 작가가 대본을 썼고 지역의 연극인들이 참여를 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여수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해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는 점이죠.”
시를 접목한 연극 ‘붉디붉은 동백이 다 지기 전에’의 원작을 쓴 강경아 시인은 이번 작품 의미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시인은 고향 여수에서 일어났던 국가폭력의 진실 등을 담은 시와 에세이를 엮어 지난 2022년 ‘맨발의 꽃잎들’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강 시인은 시와 에세이가 아닌 극본을 토대로 여수의 상흔과 진실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은 연극만큼 임팩트있게 진실을 전하는 데 강력한 장르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여순사건’(1948년 10월 19)을 다룬 연극 ‘붉디붉은 동백이 다 지기 전에’(각색·연출 김두혁, 조연출 한상필) 쇼케이스가 열린다. 23일 오후 5시 여수 진남문예회관에서 선보이는 쇼케이스는 극단 이랑이 주최하고 여수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작가회의 여수지부가 후원한다.
연극 원작자인 강 시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순사건을 다룬 대본이 거의 없다. 생각만큼 관심도 없어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역의 시인들을 비롯해 예술인들이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강 시인의 ‘남녘의 땅, 여순’이라는 시와 ‘애기삼’이라는 시가 삽입돼 의미가 깊다. 모두 여수의 아픔과 역사적 곡절이 함의돼 있는 시다. 작품이 주는 울림은 오랜 여운을 준다.
“붉다고 푸르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어느 누구 하나/ 불순분자라고 손가락 총을 쏘지 않는다// 무질서의 포화 속에서 꽃은 꽃대로/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서로가/ 한데 어우러지는 평화로운 대동세상// 꽃대는 난간 벽을 타고 푸른 하늘로 오르고/ 관 짝 같은 구덩이에 총구를 세운 모국어/ 흙냄새 물씬 풍기는 해방조국의 땅에서/ 국가는 왜 우리를 버렸나…”(‘남녘의 땅, 여순’ 중에서)
당초 이번 연극이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강 시인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지난해 근로자문학제 극작부분 수상작 ‘붉디붉은 동백이 다 지기 전에’를 모티브로 쓰여졌다.
그는 “이에 앞서 2022년 여순10여순10·19 평화인권문학상 시상식에 올릴 연극 대본이 필요했는데 사정상 선보이지 못했다”며 “다행히 지난해 근로자문학제 극작 부문에서 수상한 것이 계기가 돼 이번 무대 공연까지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쇼케이스 무대는 모두 3부로 펼쳐진다.
먼저 1부에서는 연극 쇼케이스가 진행된다.
강 시인은 “이 연극에는 여수 연극배우들 외에도 김정애, 성미영, 서수경 시인 등 여수작가회의 회원들이 무대에 선다”며 “다들 너무 거창한 의미보다는 작가로서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2부는 이정훈 평론가와 강 시인의 사회로 ‘시대공감 톡톡톡!’이 예정돼 있다. 이번 작품 각색과 연출, 인민위원회 위원장 이명식 등 1인 3역을 맡은 극단이랑의 김두혁 대표, 옥순 역의 김정애, 춘자역의 김지연 배우, 여수시 여순사건지원단 김두길 팀장, 여수 유족회 대표 서장수 씨 등이 함께 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여순10·19 그날의 노래’를 주제로 공연 무대도 펼쳐진다.
3부에서는 싱어송라이터 서혁신 가수는 여순10·19사건의 비극적 서사를 담고 있는 ‘애기섬’( 조승필 작곡, 강경아 작시)을 들려줄 예정이다.
주최 측은 쇼케이스를 매개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오는 8월 31일(오후 5시), 9월 1일(오후후 4시) 진남문예회관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강 시인은 끝으로 “대본으로만 묻힐 수도 있었는데 이번 무대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여수를 배경으로 여수 사람들이 만든 작품이지만 역사적 관점에서는 보다 많은 이들이 공감해 ‘여순10·19’ 진실이 하루 속히 온전히 규명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 시인은 2013년 ‘시에’로 등단했으며 시집 ‘푸른 독방’ 등을 을 펴냈다. 여수해양문학상, 제1회 여순10·19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여수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를 접목한 연극 ‘붉디붉은 동백이 다 지기 전에’의 원작을 쓴 강경아 시인은 이번 작품 의미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시인은 고향 여수에서 일어났던 국가폭력의 진실 등을 담은 시와 에세이를 엮어 지난 2022년 ‘맨발의 꽃잎들’을 출간한 바 있다.
‘여순사건’(1948년 10월 19)을 다룬 연극 ‘붉디붉은 동백이 다 지기 전에’(각색·연출 김두혁, 조연출 한상필) 쇼케이스가 열린다. 23일 오후 5시 여수 진남문예회관에서 선보이는 쇼케이스는 극단 이랑이 주최하고 여수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작가회의 여수지부가 후원한다.
“붉다고 푸르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어느 누구 하나/ 불순분자라고 손가락 총을 쏘지 않는다// 무질서의 포화 속에서 꽃은 꽃대로/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서로가/ 한데 어우러지는 평화로운 대동세상// 꽃대는 난간 벽을 타고 푸른 하늘로 오르고/ 관 짝 같은 구덩이에 총구를 세운 모국어/ 흙냄새 물씬 풍기는 해방조국의 땅에서/ 국가는 왜 우리를 버렸나…”(‘남녘의 땅, 여순’ 중에서)
당초 이번 연극이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강 시인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지난해 근로자문학제 극작부분 수상작 ‘붉디붉은 동백이 다 지기 전에’를 모티브로 쓰여졌다.
그는 “이에 앞서 2022년 여순10여순10·19 평화인권문학상 시상식에 올릴 연극 대본이 필요했는데 사정상 선보이지 못했다”며 “다행히 지난해 근로자문학제 극작 부문에서 수상한 것이 계기가 돼 이번 무대 공연까지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쇼케이스 무대는 모두 3부로 펼쳐진다.
먼저 1부에서는 연극 쇼케이스가 진행된다.
강 시인은 “이 연극에는 여수 연극배우들 외에도 김정애, 성미영, 서수경 시인 등 여수작가회의 회원들이 무대에 선다”며 “다들 너무 거창한 의미보다는 작가로서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2부는 이정훈 평론가와 강 시인의 사회로 ‘시대공감 톡톡톡!’이 예정돼 있다. 이번 작품 각색과 연출, 인민위원회 위원장 이명식 등 1인 3역을 맡은 극단이랑의 김두혁 대표, 옥순 역의 김정애, 춘자역의 김지연 배우, 여수시 여순사건지원단 김두길 팀장, 여수 유족회 대표 서장수 씨 등이 함께 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여순10·19 그날의 노래’를 주제로 공연 무대도 펼쳐진다.
3부에서는 싱어송라이터 서혁신 가수는 여순10·19사건의 비극적 서사를 담고 있는 ‘애기섬’( 조승필 작곡, 강경아 작시)을 들려줄 예정이다.
주최 측은 쇼케이스를 매개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오는 8월 31일(오후 5시), 9월 1일(오후후 4시) 진남문예회관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강 시인은 끝으로 “대본으로만 묻힐 수도 있었는데 이번 무대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여수를 배경으로 여수 사람들이 만든 작품이지만 역사적 관점에서는 보다 많은 이들이 공감해 ‘여순10·19’ 진실이 하루 속히 온전히 규명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 시인은 2013년 ‘시에’로 등단했으며 시집 ‘푸른 독방’ 등을 을 펴냈다. 여수해양문학상, 제1회 여순10·19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여수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