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빠리, 박재연 지음
2024년 06월 07일(금) 00:00 가가
인상주의부터 초현실주의까지…예술 흐름 바꾼 열두 편의 전시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화가들의 명단일 듯하다. 이들에게 붙여진 ‘인상주의 작가’라는 칭호는 1874년 파리의 한 전시장에서 시작된다. 권위적인 성향의 국가 주도 ‘살롱전’과는 다른 전시를 추구했던 일군의 작가들은 ‘제1회 화가·조각가·판화가 유한책임협동조합전시’를 열고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이때 등장한 모네의 유명한 작품 ‘인상, 해돋이’는 ‘인상주의자’라는 새로운 집단을 탄생시켰다.
‘모두의 미술사’, ‘그림 약국’ 등을 펴낸 박재연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아방가르드 미술의 수도 파리에서 열린 전시회 이야기를 담은 ‘모던 빠리-예술의 흐름을 바꾼 열두 편의 전시’를 펴냈다.
이번 책은 미술 관련 책들이 주로 다루는 사조, 작품,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 대신, ‘전시’ 자체의 역사에 대해 기록하고,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저자는 “전시는 항상 정치와 자본에 관한 일이다. 그 어떤 작가도 혼자 창작할 수 없으며, 그 어떤 작품도 홀로 존재하지 못한다. 전시의 역사에 더 많은 호기심과 관심을 품고 과거의 미술을 살피고 지금의 전시를 경험한다면, 전시는 물론 그 안의 작품들이 보다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새로운 전시는 어떤 종류의 관객을 만들어낼까?’ 등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후 의미있는 12개의 전시를 선별했다. 새로운 형태의 예술은 첫 등장 때는 언제나 대중과 비평가들에게 조롱과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언제나 이에 맞서 자신들의 생각과 의지를 더 많은 이들에게 내보이고 세상의 인정을 받기 위해 정치적인 선언이자 경제적인 전략으로 ‘전시’를 꾸렸다.
1884년 파리시 파빌리온에서 열린 ‘제1회 앵데팡당 전시’는 심시위원의 평가로부터 독립을 외친 전시로 기록된다. 이후 이 전시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유럽의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국제전으로 자리잡았고, 고흐는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뭉크는 ‘절규’를 전시했다.
상업적 포스터가 예술로 등극한 전시도 있었다. 1894년 열린 ‘제1회 백인전’으로 이후 모두 53차례의 백인전이 열렸다. 대표 작가는 19세기 후반 파리의 보헤미안과 밤 문화를 묘사한 작품으로 잘 알려진 툴루즈-로트레크로 그가 제작한 ‘백인전’ 포스터는 호평을 받았다. 또 한명의 스타인 체코 출신 작가 무하의 포스터 역시 화제가 됐으며 장식적인 디자인과 꽃 같은 자연주의 요소를 활용한 그의 패턴 등 독특한 아르누보 스타일은 광고부터 담배 패키지까지 다양하게 활용됐다.
그밖에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잔의 절친한 친구이자 그의 작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수집가였던 미술사 볼라르가 1895년 열었던 ‘폴 세잔 회고전’, 공연과 전시를 결합한 ‘살롱 다다’, 세계 최초의 몰입형 체험 전시였던 ‘국제 초현실주의 전시’ 등도 만날 수 있다. <현암사·2만3000원> /김미은 기자 mekim@
1884년 파리시 파빌리온에서 열린 ‘제1회 앵데팡당 전시’는 심시위원의 평가로부터 독립을 외친 전시로 기록된다. 이후 이 전시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유럽의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국제전으로 자리잡았고, 고흐는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뭉크는 ‘절규’를 전시했다.
상업적 포스터가 예술로 등극한 전시도 있었다. 1894년 열린 ‘제1회 백인전’으로 이후 모두 53차례의 백인전이 열렸다. 대표 작가는 19세기 후반 파리의 보헤미안과 밤 문화를 묘사한 작품으로 잘 알려진 툴루즈-로트레크로 그가 제작한 ‘백인전’ 포스터는 호평을 받았다. 또 한명의 스타인 체코 출신 작가 무하의 포스터 역시 화제가 됐으며 장식적인 디자인과 꽃 같은 자연주의 요소를 활용한 그의 패턴 등 독특한 아르누보 스타일은 광고부터 담배 패키지까지 다양하게 활용됐다.
그밖에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잔의 절친한 친구이자 그의 작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수집가였던 미술사 볼라르가 1895년 열었던 ‘폴 세잔 회고전’, 공연과 전시를 결합한 ‘살롱 다다’, 세계 최초의 몰입형 체험 전시였던 ‘국제 초현실주의 전시’ 등도 만날 수 있다. <현암사·2만3000원> /김미은 기자 m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