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본향 남도의 자부심 대표 창극 시리즈에 담고파”
2024년 05월 27일(월) 15:25
조용안 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 취임 기자 간담회
조선팔도명창 창극시리즈, 귀명창 관객 육성 계획 등

지난달 제8대 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조용안 씨. 임기는 2026년 4월 8일까지 2년이다.

“전통 5음계를 7음계로 변화시키거나, 미니멀한 무대 구성이 돋보이는 컨템포러리 국악도 좋지만 지금이야말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 같아요. 전통 예술이 그 형태나 포맷을 바꾸는 주기가 있다면 30여 년 정도라 생각하는데, 지금이 적기죠. 판소리를 중심에 둔 전통 창극 시대를 다시 열어가려 합니다.”

전남도립국악단(이하 국악단) 제8대 예술감독에 취임한 조용안 감독은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창립 40주년을 앞둔 국악단의 비전을 제시했다. 1986년 남도의 전통 가무악희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가무악단으로 출발했던 국악단의 본래 정체성에 주목하겠다는 복안이다.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9호 판소리 장단 보유자인 조 감독은 원광대에서 음악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한양대 국악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 단장과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 예술감독을 역임했으며 마당 창극 ‘천한 맹인이 눈을 뜬다’를 연출하는 등 국악의 전승 및 보급에 앞장섰다.

취임 이후 조 감독은 시즌2까지 진행해 온 토요 가무악희 ‘그린국악’을 잠정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린국악 시리즈가 기치로 내걸던 ‘기본으로 돌아가다’라는 취지는 계승하되 기본에 충실한 새 전통창극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당장 오는 7월경부터 연이은 음을 뜻하는 말 ‘이음’을 주제로 신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그는 “남도는 판소리 본향인 만큼 ‘조선팔도명창’이라는 주제로 대표 창극을 시리즈로 선보이고 싶다”며 “조선 전·후기 8명창을 나눴던 것처럼 재미있는 비화가 담긴 인물들의 일대기를 극화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은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진 ‘MZ 관객’들에게 외면받을 우려도 있다. 한편으로 국악단이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터라 인접지 관객을 유치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강구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전용 버스를 확보하거나, 뉴욕의 사례처럼 목포 등 인근 밀집지를 찾아가 ‘국악 버스킹’을 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며 “여름 음악회 같은 특별 기획, 어린이 국악단을 활용한 ‘전 연령 관객 타깃 공연’의 도입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귀명창’ 관객 육성 계획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관객들이 추임새 등으로 공연자와 적극 소통할 수 있는 전통예술 공연은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적으로 우수한 ‘귀명창 관객’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귀명창은 소리할 줄 모르더라도 감상하는 수준이 판소리 명창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의미한다. “귀명창 있는 곳에 명창이 있다” 등의 경구처럼, 이들은 판소리의 창조적 계승에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조 감독은 “자체 국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귀명창 관객을 직접 육성해, 공연자와 관객들이 함께 호흡하는 전통예술 공연의 ‘완결성’을 높이겠다”며 “관객들이 사설, 성음, 장단을 인지하고 연창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이면 국악단이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불혹이라는 말처럼 국악단이 주위 여건 등에 흔들리지 않고 미래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년 40주년에는 ‘국악 난장’이라는 주제로 대축제도 계획하고 있어요. 앞으로 연출적 변화를 토대로 ‘전통 계승’과 ‘현대와의 조화’를 모토로 하는 국악단을 이끌어 갈 생각입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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