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 게임 제보 이호진군 광주 방문
2024년 05월 13일(월) 20:25
“시민 아픔 왜곡하는 가짜 뉴스 사라져야죠”
광주시 표창장·시교육감상 받아

이호진군이 13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곳(금남로)에서 총을 맞고 쓰러진 광주 시민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상상하기도 힘들어요. 광주 시민들의 아픔을 폭동, 북한군 침투설 등으로 왜곡하는 가짜 뉴스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5·18민주화운동 왜곡 논란으로 삭제 조치된 로블록스 게임 ‘그날의 광주’의 문제점을 언론 등에 제보한 이호진(12·부산 과정초 6년)군이 13일 광주를 방문했다.

이군은 이날 5·18 왜곡·폄훼 근절에 앞장 선 공로로 광주시 표창장과 광주교육감상을 받았으며, 이후 5·18기록관과 전일빌딩245 등 5·18 사적지를 둘러보며 5·18 역사를 공부했다.

이군은 5·18기념재단 오월길 안내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요즘도 ‘광주 폭동’이란 말을 하느냐”, “여자도 무차별 구금당했느냐”, “계엄군이 곤봉으로 머리도 때렸느냐”는 등 질문을 잇따라 던졌다. 전일빌딩245 옥상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공사 현장과 분수대를 볼 때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시민이 분수대에 운집해 있는 사진과 연신 비교해가며 “이 곳이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에게 총을 쏜 곳이냐”며 눈을 반짝였다.

글을 잘 모르던 6살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이군이 로블록스에서 발견한 5·18 관련 게임은 총 3개로, 그 중 가장 이용자 수가 많았던 ‘그날의 광주’ 게임을 접했을 때 이군은 ‘역사 왜곡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군은 “민주화를 꿈꾸던 광주시민들의 시위가 ‘폭동’, ‘북한군 소행’일 리가 없다”며 “더 황당한 건 게임 제작자가 ‘영화 택시운전사를 참고해 만들었다’고 주장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구나 제작자는 디스코드(메신저 프로그램)에 ‘안기부’라는 방을 만들고 개인정보를 입수해 이용자들을 협박했다”며 “로블록스에 ‘부적절한 콘텐츠’라고 두 차례 신고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어 결국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군의 제보로 로블록스측은 사과하고 해당 게임을 삭제 처리했다.

이군은 “좋아하는 역사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 장차 KTX 기장이 되는 것이 꿈이다”며 “이번을 계기로 5·18을 왜곡하는 사람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군의 부모는 “일부 이용자들이 아들의 신상을 알아내 2차 가해 게임을 제작하거나 일부 사용자에게 배포하기도 했다”며 “최근에도 2차 가해자 17명을 고소 조치했다. 2차 가해자에 대해서는 수백명이 되더라도 엄정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