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 무대 위에 서다
2024년 05월 13일(월) 19:50
광주형 ‘엘 시스테마’ 남구문화예술회관 ‘꿈의 오케스트라’
23일 유안초·30일 화천기공 하남공장서 공연…위로·희망 메시지

광주형 무상 음악교육을 표방하는 광주남구문화예술회관 ‘꿈의 오케스트라’가 리허설 합주를 진행하고 있다. <남구문예회관 제공>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였던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는 1975년 베네수엘라 빈민가 아이들을 위한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를 설립했다. 스페인어로 ‘시스템’을 의미하는 엘 시스테마는 폭력, 마약 등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음악’을 매개로 비전을 심어주고 사회 변화를 견인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단원으로 문화취약계층을 우선 선발하는 등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기치로 내건 오케스트라가 연주회를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광주남구문화예술회관(문예회관)이 운영하는 ‘꿈의 오케스트라’가 오는 23일 오후 5시 30분 남구 유안초 운동장, 30일 화천기공 주식회사 하남공장에서 ‘꿈의 향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5월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과 맞물려 열리는 각 지역의 ‘꿈의 오케스트라’ 합동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비지원 사업을 통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다.

먼저 오는 23일 유안초에서 ‘신나는 오케스트라 운동장 연주회’라는 주제로 공연이 펼쳐진다. 누구나 오가며 즐길 수 있도록 학교 운동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클래식 명곡과 영화음악 OST 등 총 9곡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1968년 발매된 비틀즈 곡 ‘오블라디 오블라다’로 막을 올린다. ‘삶은 진행된다, 삶은 계속된다’라는 후렴구는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어 이문세의 ‘붉은 노을’, 바이올린 소품곡으로 사랑받는 엘가 ‘사랑의 인사’ 등이 울려 퍼진다.

오스트리아 작곡가인 요한 스트라우스 1세 곡으로 매년 비엔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 음악회에서 울려 퍼지는 ‘라데츠키 행진곡’도 관객들을 찾아온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공연 중에는 악장 사이라도 박수치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이 작품을 연주할 때 일부 악단은 관객들이 박자에 맞춰 손뼉 칠 수 있도록 유도하곤 한다.

동일한 레퍼토리로 30일 화천기공(주) 하남공장에서 ‘퇴근길 쉼 콘서트’도 열린다. 지역 중견기업 근로자 및 일반 시민들에게 예술로 휴식을 선사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한편 올해로 12년 차를 맞은 ‘꿈의 오케스트라 광주’는 관내 18개 초등학교 및 10개 중학교에서 모인 아동·청소년 69명으로 이루어진 단체다. 바이올린, 플루트, 첼로 등 9개 파트 악기로 구성돼 있으며 ‘전 과정 무상 교육’을 추구한다. 광주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2학년~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1인 1악기를 무상 대여해 준다.

이들은 2013년 8월 ‘제1회 향상음악회’를 시작으로 같은 해 정기연주회, 2015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초청공연 등으로 지역민을 만나 왔다. 오는 8월에는 무안군청, 고창문화원 등과 함께 ‘따로 또 같이 뮤직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예회관 서영란 팀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자립거점 기획사업인 ‘꿈의 오케스트라’는 문화 소외계층, 예술 지망생들에게 ‘꿈’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앞으로도 엘 시스테마를 한국형·광주형 모델로 잘 가다듬어 지역에 정착시킬 것이다”고 했다.

무료 공연.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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