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수명을 줄여라 - 편용우 외 지음
2024년 04월 07일(일) 10:00
우리나라의 역사만큼 역동적인 역사는 드물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너무도 다양한 사건들이 자리한다. 교과서를 통해 알고 있는 역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역사서를 보다 보면 ‘추국’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역모 등 대역죄를 대상으로 왕의 주관 하에 이루어지는 재판이다. 이 때의 재판은 국가의 기강과 사회의 질서를 흔들 만한 사건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추안급국안’을 모티브로 조선의 역사를 조명한 ‘왕의 수명을 줄여라’는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로 전주대 일본언어문화학과 편용우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에서 조선 후기 종교사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승훈 박사,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HK+연구단 문경득 연구교수가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반역 사건으로 보는 조선의 이면’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저자들은 ‘죄인과 중죄인을 다룬 심문 기록물’을 토대로 당대의 역사를 파고든다.

저자들은 ‘추안급국안’에서 흥미로운 사건 10가지를 뽑아 기술했다. 1676년 요승 처경 사건을 다룬 ‘왕족이 되고자 한 요승’ 외에도 1697년 이영창 사건을 토대로 한 ‘두 명의 진인과 승려들의 군대’ 등을 다룬다.

추국청에 끌려온 이들의 면면은 다채롭다. 상당한 지위의 고관대작들도 있고 부랑인들도 있는데 공통점은 모두 ‘모반’이라는 죄에 얽혀 있다는 점이다.

편용우 교수는 “조선 사회의 부족했던 점, 소외받았던 사람들을 살펴볼 수 있다”며 “실패담조차 승자들에 의해 기록되었다는 점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흐름·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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