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자와 망자 관계 문화적으로 재정립하는 ‘씻김굿’
2024년 03월 27일(수) 18:10
국립남도국악원 진도씻김굿 보존회 초청공연 4월 13일

진도씻김굿보존회가 사령 굿으로 망자의 넋을 진혼하는 의례를 펼치는 모습. <국립남도국악원 제공>

‘진도씻김굿’은 망차의 넋을 씻어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돕는 천도의례로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굿이다. 1980년 11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산 자와 죽은 이를 동시에 위무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씻김굿 전반부인 조왕굿, 안당, 초가망석, 제석굿 등은 산 사람의 복락축원을 위해 펼쳐지며 고풀이, 씻김, 넋풀이, 약풀이 등 후반부는 죽은 이를 좋은 곳으로 천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국립남도국악원(이하 국악원)이 토요상설 일환으로 ‘진도씻김굿 보존회’ 초청 공연을 펼친다. 공연 주제는 ‘진도씻김굿’이며 4월 13일 오후 3시 국악원 진악당.

굿을 시작하기 전에 신들에게 잔을 올리며 연주하는 음악인 ‘남도삼현’으로 공연을 시작한다. 이어 망자를 위해 신을 불러들이는 ‘초가망석’, 이승에서 가장 친했던 영을 즐겁게 하는 ‘손님굿’도 차례로 펼쳐진다.

집안의 재복을 맞이해 부귀영화를 빌고 군웅과 조상에게 축원하는 ‘제석굿’, 희고 긴 천에 열 개의 고를 푸는 한풀이 ‘고풀이’도 볼 수 있다. 끝으로 망자의 시신을 의미하는 ‘영돈’을 말아 놓고 쑥물, 향물, 맑은물 순서로 씻겨내는 ‘영돈말이(씻김)’와 극락왕생의 길베 위에 지전을 얹고 무가를 부르는 ‘길닦음’으로 막을 내린다.

국악원 정순영 주무관은 “‘씻김굿’이라는 제의형식을 통해 죽음을 재현하는 것은, 망자를 천도시키고 산 자와 죽은 이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등의 의미가 있다”며 “굿판이 ‘죽음 이후의 삶’, ‘삶 이전의 죽음’ 등 다양한 주제의식을 환기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료 관람.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