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례 ‘호남 홀대’…뒤로 가는 ‘서진정책’
2024년 03월 21일(목) 00:00 가가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서 호남을 홀대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례대표 ‘호남 홀대’를 놓고 친윤(친 윤석열)계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호남에서는 당선권 밖에 배치된 후보들이 사퇴하는가 하면 당직자와 당원들은 서울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호남 홀대 논란은 국민의미래가 지난 18일 발표한 비례대표 명단에서 당선권인 20위 안에 호남 인사는 순천 출신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등 세 명만 포함됐기 때문이다. 반면 2022년 광주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에선 역대 최고인 15%의 득표율을 기록한 주기환 전 광주시당 위원장과 국민의힘 당세 확장에 기여한 김화진 전 전남도당 위원장은 당선권 배치 기대와 달리 24번과 22번을 받았다. 이에 주기환 전 위원장이 즉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호남 홀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궤멸 수준으로 약세를 보이는 당세 확장을 위해 그동안 ‘서진정책’이란 이름으로 공을 들여왔다. 중앙당은 당헌·당규까지 수정해 정당 득표율 15% 미만인 취약지역에 비례대표 후보를 우선 추천한다면서 20위 이내에 4분의 1을 배정하기로 했다. 호남 당직자들도 중앙당의 서진정책에 호응해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500여명에 불과하던 광주시당 책임당원을 1만3000명까지 늘렸다. 그런데도 중앙당은 정작 이번 총선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20위 내에 호남 출신을 25% 배정해야 하는데도 절반인 세 명만 추천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꾸준하게 추진해 온 서진정책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호남 홀대 논란을 조기에 종식시켜야 한다. 최대 취약지인 호남을 대우한다면서 선거철에만 반짝 찾아오고 험지에서 세 확장에 최선을 다한 당직자들을 홀대한다면 누가 그 진정성을 믿겠는가. 후보등록 마감일인 22일 이전에는 순번 조정이 가능한 만큼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