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에서 열리는 봄날의 시 낭독회
2024년 03월 20일(수) 18:15
기역책방, 23일 오후 4시 정우영 시인 시집 ‘순한 먼지들의 책방’ 낭독회
임실 출신 정우영 시인은 올해로 등단 35년을 맞은 시인이다. 그는 그동안 ‘시는 삶’이라는 믿음을 견지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작품활동을 펼쳐왔다.

정 시인의 최근 발간 시집 ‘순한 먼지들의 책방’(창비)을 모티브로 한 시 낭독회가 열린다. 오는 23일 오후 4시 기역책방이며 선착순 20명.

특히 낭독회가 열리는 기역책방은 시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해서 눈길을 끈다. 이번 시집 표제시 ‘순한 먼지들의 책방’은 2년 전 동네책방을 연 후배에게 보낸 시다.

정우영 시인. <기역책방 제공>
낭독회는 2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 ‘시를 읽는다는 것’은 참가자들이 소리를 내 시를 읽는 시간이며 2부 ‘시인과의 대화’에서는 이번 시집과 관련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공연은 소설가이자 음유 시인 채정이 펼친다.

이번 시집은 작은 것들에 대한 애정, 그것을 통해 정감어린 풍경들을 환기한다.

“저이는 어찌 저리 환할까 기웃거리다가, 드디어 비결을 찾았어요. 날마다 맑은 햇살 푸지게 담아 드시더군요. 설거지한 그릇 널어 바짝 말리고는, 마당 그득히 쏟아지는 햇살 듬뿍듬뿍 받는 거예요./ 햅쌀보다 맛나고 다디단 햇살들을요./ 봄에는 봄 햇살, 여름에는 여름 햇살, 가을 겨울에는 갈겨울 햇살, 그릇에 넘치겠지요…”

위 시 ‘햇살밥’은 ‘햇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특유의 환한 기운을 선사한다. 화자는 햇살을 푸지게 먹고, 그릇을 햇살에 말리는 ‘저이’의 모습이 마냥 좋다. 그러면서 매 개절마다 그릇 가득 넘치는 해살 같은 삶이 되기를 희원한다.

한편 정우영 시인은 1989년 ‘민중시’에 시를 발표하며 창작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마른 것들은 제 속으로 젖는다’, ‘집이 떠나갔다’, ‘살구꽃 그림자’ 등을 펴냈다.

한편 기역책방 송기역 대표는 “이번 행사는 독립책방에서 열리는 봄날의 의미있는 시 낭독회”라며 “시와 노래, 이야기가 함께하는 감성 충전의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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