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리더십 - 송기동 예향부장
2024년 03월 19일(화) 00:00
“공감과 봉사로 사랑을 하며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채워간 이태석 신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진정한 삶의 행복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공감과 봉사 말이다.”

“주저하지 않고 수단으로 향한 신부님의 삶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고 개인이, 국가가, 세계가 분열되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현재의 환경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최근 담양 한빛고 3학년 학생들은 국어수업 시간에 2010년 선종(善終)한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책을 읽고 난 후 조별로 자기 나름의 생각을 담은 신문을 만들어 발표했다. 신문에 손글씨로 쓴 다채로운 글들 가운데 ‘공감과 봉사’,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같은 표현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독후감과 신문 제작에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수단 청소년들을 실제로 돕기 위한 나눔 활동에 팔을 걷고 나섰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마을에서 신부이자 의사, 교육자로서 헌신한 이태석 신부의 이타적인 삶이 학생들의 가슴 속에 ‘한 알의 밀알’로 떨어진 것이다.

요즘 ‘이태석 신부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매년 1월,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담양군 월산면 천주교공원 묘원에서 열리는 이태석 신부 추모행사를 찾는다. 교육현장에서도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관련 강연과 수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구수환 (사)이태석재단 이사장은 최근 펴낸 ‘울지마톤즈 학교’에서 쇄도하는 강연 요청을 거절하지 않는 이유로 “아이들의 마음속에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섬김의 정신이 오래도록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밝힌다.

한국사회에 청소년들이 본받을 만한 롤 모델이 없다고들 한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뉴스에 비춰지는 정치인들의 언행과 행동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경청과 소통, 공감, 이타심이 절실한 현 시점에서 “나는 당신의 고통을 함께 느낍니다(I Feel Your Pain)”라는 진정어린 그 한마디가 그리 어려울까. 오지에서 몸소 보여준 이태석 신부의 ‘섬김(Servant)의 리더십’이 청소년들의 미래를 밝혀줄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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