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람처럼 봄. 봄. 봄’ 강남구 초대전
2024년 03월 14일(목) 19:20 가가
15일~4월 14일 컬처호텔 람 1층 갤러리
그의 그림은 생화보다 더 생화 같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신라시대 화가 솔거의 일화가 떠올려진다. 황룡사에 노송을 그렸는데, 새가 진짜 소나무인 줄 알고 날아왔다는 전설 말이다. 그러나 화폭 속에 오래도록 시선을 고정해보면 생생함과는 결이 다른 감성과 만나게 된다. 뭐랄까, 그것은 신비로움과 환상 같은 기운일 듯하다.
강남구 서양화가의 전시가 아시아문화전당 앞 컬처호텔 람 1층 갤러리 람(관장 서동균)에서 열린다. 15일부터 오는 4월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꽃바람처럼 봄. 봄. 봄’. 이번 전시는 그의 53회째 개인 초대전이다.
전시장에서는 최근 연작 중인 매화와 소나무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계절과 맞춤한 꽃과 나무를 소환해 풍경이 내재하는 사실과 그 사실 너머의 몽환적 이미지를 풀어놓았다. 전경에 꽃과 나무를 초점화하고 후경에는 잔상이나 느낌을 ‘꿈결인 듯’ 흐릿하게 처리한 것이다.
생생함과 신비로움이라는 전혀 다른 감성을 발하는 것이 강 작가의 작품이 지닌 미덕이다. 관람객들은 개화하고 있는 꽃의 시간과는 다른 층위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절대적 시간과 상대적 시간, 즉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시간을 동시에 추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색적이고 흥미롭다.
감성과 별개로 인문적 사유까지도 담보한다. 푸른 소나무와 매화는 겨울 인고의 시간을 건너 현존하는 ‘생명’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감성에 가장 잘 부합하는 나무요 꽃이다. 가녀린 꽃망울을 피워내기까지 혹한의 시기를 감내해야 했을 매화의 근기, 한겨울 푸르름을 견고히 하기 위해 칼바람에 맞서야 했을 소나무의 강직함은 깊은 울림을 준다.
강 작가는 “소나무와 매화는 우리네 삶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거친 나무의 표피에서 풍파와 연륜을, 곱지만 강단있는 매화의 선들에서 향기와 그윽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한편 강 작가는 다수 국내 아트레어 참여를 비롯해 광주시립미술관 개관 초대전 외 단체전 등의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전시장에서는 최근 연작 중인 매화와 소나무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계절과 맞춤한 꽃과 나무를 소환해 풍경이 내재하는 사실과 그 사실 너머의 몽환적 이미지를 풀어놓았다. 전경에 꽃과 나무를 초점화하고 후경에는 잔상이나 느낌을 ‘꿈결인 듯’ 흐릿하게 처리한 것이다.
강 작가는 “소나무와 매화는 우리네 삶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거친 나무의 표피에서 풍파와 연륜을, 곱지만 강단있는 매화의 선들에서 향기와 그윽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한편 강 작가는 다수 국내 아트레어 참여를 비롯해 광주시립미술관 개관 초대전 외 단체전 등의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