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동지였던 부부 ‘영원한 비상을 꿈꾸다’
2024년 03월 13일(수) 00:50 가가
조선대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
“나는 어려서부터 새를 좋아했다. 내가 살던 시골집에 처마 아래 작은 구멍에 참새가 새끼를 낳았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그 새끼들을 데리고 와서 먹이를 주어서 기른 적이 있다.”
한국회화 1세대이자 조선대 미술대학 산파역을 담당했던 김보현 화백(1917~2014)은 유년시절 새를 좋아했다. 미국에 왔을 때 자신을 도와준 지인에게 고마운 나머지 새를 선물했다. 당시 뉴욕의 작업실과 옥상에는 50여 마리의 새가 있었다고 한다.
김보현의 작품에는 곧잘 새가 등장한다. 그의 부인 미국의 조각가 실비아올드의 작품에도 새가 자주 나온다. 뉴욕에서 결혼한 두 작가는 예술적 동지로 함께 창작 세계를 열어갔다. 뉴욕 타임즈에 ‘미국 100인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던 실비아올드는 판화의 한 기법인 실크스크린을 최초로 작품화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김보현과 실비아올드의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조선대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관장 장민한)은 ‘김보현&실비아올드 소장품전-영원한 비상을 꿈꾸다’전을 5월 24일까지 연다. 김 작가의 회화 11점, 실비아올드의 조각 10점 등 모두 21점이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 전시는 2014년 ‘행복한 동행’전 이후 10년만에 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민한 관장은 “두 작가를 추모하기 위해 기획한 이번 전시는 두 사람 작품에 많이 등장했던 동물과 새의 형상을 모티브로 한 작품 위주로 선별했다”며 “특히 새의 이미지는 낙원과 자유에의 의지 등을 함축한다”고 전했다.
3개의 전시실로 들어서면 두 작가가 추구했던 창작의 열망과 비상에의 꿈 등이 전해져오는 느낌이다.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주는 영혼의 동반자였던 이들이 마치 가까이 있는 듯한 분위기가 환기된다.
1실에서는 ‘날으는 새’와 ‘비상’을 만난다. 김 작가의 대표작 ‘날으는 새’는 다섯 명의 인물이 새를 바라보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특이한 것은 두 명이 거꾸로 서 있다는 점이다. 화면 오른쪽 위에는 허공을 가로지르는 새의 모습이 인장처럼 박혀 있다.
2실에서는 김보현의 ‘새와 놀다’, ‘푸른 꿈’ 등과 실비아올드의 ‘새 시리즈’를 볼 수 있다. ‘새와 놀다’는 세 명의 인물이 가운데 새를 두고 바라보는 장면을 초점화했다. 인물들의 표정과 자유로워 보이는 새의 몸짓은 작가가 꿈꾸는 이상향에의 동경처럼 보인다.
3실에는 미국 9·11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9·11’과 실비아올드의 ‘새의 노래’가 전시돼 있다. 실비아올드의 ‘새의 노래’는 그녀의 조각에 대한 철학적 사유 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무껍질과 줄 등으로 이루어진 작품은 새의 비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이에게 자유의 의지를 추동하게 한다. 지난 2002년 조선대 미술관에서 전시한 이래 21년 만에 공개되는 작품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한국회화 1세대이자 조선대 미술대학 산파역을 담당했던 김보현 화백(1917~2014)은 유년시절 새를 좋아했다. 미국에 왔을 때 자신을 도와준 지인에게 고마운 나머지 새를 선물했다. 당시 뉴욕의 작업실과 옥상에는 50여 마리의 새가 있었다고 한다.
조선대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관장 장민한)은 ‘김보현&실비아올드 소장품전-영원한 비상을 꿈꾸다’전을 5월 24일까지 연다. 김 작가의 회화 11점, 실비아올드의 조각 10점 등 모두 21점이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 전시는 2014년 ‘행복한 동행’전 이후 10년만에 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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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작 ‘새와 놀다’ |
1실에서는 ‘날으는 새’와 ‘비상’을 만난다. 김 작가의 대표작 ‘날으는 새’는 다섯 명의 인물이 새를 바라보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특이한 것은 두 명이 거꾸로 서 있다는 점이다. 화면 오른쪽 위에는 허공을 가로지르는 새의 모습이 인장처럼 박혀 있다.
2실에서는 김보현의 ‘새와 놀다’, ‘푸른 꿈’ 등과 실비아올드의 ‘새 시리즈’를 볼 수 있다. ‘새와 놀다’는 세 명의 인물이 가운데 새를 두고 바라보는 장면을 초점화했다. 인물들의 표정과 자유로워 보이는 새의 몸짓은 작가가 꿈꾸는 이상향에의 동경처럼 보인다.
3실에는 미국 9·11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9·11’과 실비아올드의 ‘새의 노래’가 전시돼 있다. 실비아올드의 ‘새의 노래’는 그녀의 조각에 대한 철학적 사유 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무껍질과 줄 등으로 이루어진 작품은 새의 비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이에게 자유의 의지를 추동하게 한다. 지난 2002년 조선대 미술관에서 전시한 이래 21년 만에 공개되는 작품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