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전성시대, 디지털 소외층 배려 절실
2024년 03월 13일(수) 00:00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가 설치된 무인점포가 늘면서 대표적인 디지털 소외 계층인 고령자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즘은 웬만한 편의점이나 카페를 가더라도 입구는 물론 테이블마다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무인 편의점은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로 인증절차를 거쳐야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돼 있어 디지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은 내부로 들어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그제 방문한 유스퀘어 광주 종합터미널의 경우 무인 편의점을 이용하려던 노인들이 들어가지 못해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고 매표소도 무인발권기로 전부 대체돼 안내 직원의 도움 없이는 발권을 할 수 없었다. 이렇다보니 아홉 대의 무인발권기 가운데 직원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기 한 대에만 노인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카페나 음식점에도 키오스크가 입구는 물론 테이블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일반화 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 2022년 기준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음식점 비율은 6.1%로 나타났다. 최근 3년 사이 매년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속도를 감안하면 현재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무인점포는 고물가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매출이 줄어들어 정작 사업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세계적인 추세라 무인점포 증가세가 꺾일 것 같지는 않다. 무인점포 전성시대에는 무엇보다도 디지털 소외계층인 고령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노인들 스스로 디지털기기에 친숙해지려는 노력이 우선이겠지만 사회 차원에서 디지털 문맹 퇴치를 위한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광주시 자치구들을 중심으로 키오스크 사용법 교육 등을 하고 있지만 횟수나 내용면에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 곳에 모여 하는 대면 교육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찾아가는 순회 교육이나 고령자들도 배우기 쉬운 앱을 개발해 보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