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공깃돌 - 김지을 정치부 부장
2024년 03월 11일(월) 21:30 가가
‘5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공약으로 처음 내놓아 주목받았다. 취임 이듬해인 2018년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개헌안이 발의돼 관심을 끌었지만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비협조로 결국 무산됐다.
그때부터다. ‘5월 정신 헌법 수록’은 광주를 찾을 때마다 보수 정치권이 꺼내놓는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월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오는 4·10 총선 1호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 2년 째인 현재까지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이행 계획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며 5·18을 왜곡·폄훼한 도태우 변호사를 대구 중·남구 공천 후보자로 결정했다. 그는 유튜브 방송에서 5·18에 대해 “5·18을 학살로 규정하는 것은 허구적 신화에 가깝다”는 식의 왜곡된 인식을 드러냈던 인물이다.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 “문제가 없다고 봤다”고 했다. 이러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이던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1월 시의회 의원들에게 5·18을 폄훼하는 내용이 담긴 신문을 배포해 논란이 됐고 지난 2019년에는 김순례, 김진태 등 국회의원들이 5·18 망언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2년 국회 토론회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에 큰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들을 추가해 헌법 전문을 개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할 때가 됐다고 했다.
헌법은 시대 정신을 담아내는 그릇이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헌법의 헌법’으로 헌법 본문의 각 조항들을 지배하는 근본 원리다. 5·18 정신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요즘, 새로운 민주주의의 원동력이다. 보수 정치인들이 필요할 때만 주머니에서 꺼내쓰는 ‘정치판 공깃돌’이 아니다.
/김지을 정치부 부장 dok2000@kwangju.co.kr
하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 2년 째인 현재까지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이행 계획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며 5·18을 왜곡·폄훼한 도태우 변호사를 대구 중·남구 공천 후보자로 결정했다. 그는 유튜브 방송에서 5·18에 대해 “5·18을 학살로 규정하는 것은 허구적 신화에 가깝다”는 식의 왜곡된 인식을 드러냈던 인물이다.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 “문제가 없다고 봤다”고 했다. 이러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다.
/김지을 정치부 부장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