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기물 그리고 소리의 감각…김경록 초대전
2024년 03월 11일(월) 19:50
19일까지 광주대 호심미술관

DRESSING TABLE(왼쪽), ‘ARTIST’S DESK’

살림살이에 쓰이는 여러 기구를 일컬어 기물이라 한다. 요즘에는 살림살이 외에도 다양한 공간에서 그 쓰임에 맞게 활용되는 기구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물은 다양한 소리를 품고 있다. 시각적인 미감 외에도 손으로 만졌을 때 전달되는 촉감 등은 기물만이 지니는 특성이다.

기물을 매개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는 19일까지 광주대 호심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통창호 장인 김경록의 전시회가 그것.

서울 무형문화재 제26호 이수자이기도 한 소목장 김경록은 이번 전시에서 15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의 주제인 ‘시·간·감’(時·間·感)은 김 작가의 작품 세계와 전시의 의미 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자연과 기물 사이에서 탄생하는 소리의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쉼터, 놀이기구, ‘누구나 피아노’ 등 자연과 버무린 기물들은 저마다 독특한 울림을 품고 있다.

‘AUDIO DESK’는 단순한 책상이 아닌 시간과 감각을 품은 작품이다. 하나의 책상으로 만들어지기까지 깎고 두드리고 문지르고 하는 일련의 소리와 감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기물로 완성되기까지의 ‘사이’에는 그렇듯 시간과 감각이 응결돼 있다는 의미다.

‘DRESSING TABLE’, ‘ARTIST’S DESK’가 주는 감각도 예사롭지 않다. 장인이 하나의 기물을 완성하기까지, 그 사이에 생성된 뉴트로 감각은 보는 이에게 소리 외에도 다양한 감각을 추정하고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김 작가는 “물성 자체에서 발현되는 감각은 물론 작업을 하는 중에 들려지는 다양한 소리들 , 일테면 두드리거나 사각거리는 소리와 진동 등을 느꼈으면 한다”며 “재료가 작업이라는 전이과정을 거치면서 생산하는 다채로운 소리와 감각들은 기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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