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당후사’ 임종석, 민주당 공천 안정 이끌었다
2024년 03월 06일(수) 00:00
4·10 총선 경선 과정에서 사천(私薦) 논란으로 내홍을 겪던 더불어민주당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당 잔류로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서울 중·성동갑에 공천을 희망했다 컷오프(공천 배제)된 임 전 실장의 거취를 놓고 한때 분당 위기설까지 돌았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이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탈당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내홍이 잦아들게 됐다.

임 전 실장은 컷오프 이후 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자신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진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한 것이 사실이다. 홍영표 의원 등 공천에서 배제된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들이 탈당하거나 탈당을 예고한 상황에서 ‘친문(친 문재인)’의 핵심인 임 전 실장의 거취 결정이 민주당 공천 내홍의 뇌관이 됐다. 그 사이 호남에서 국면 전환을 노린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임 전 실장을 만나 영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임 전 실장은 호남과 민주당을 외면하지 않았다.

새로운미래측에서는 임 전 실장이 탈당을 결정했다 막판에 마음을 바꿨다고 주장하지만 처음부터 탈당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란 지적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터라 거취 문제를 놓고 문 전 대통령과 충분히 상의했고 전대협 의장을 지낸 386 운동권의 상징 인물이란 점에서 애초부터 민주당을 버릴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다만 2008년 총선의 ‘친박 연대’처럼 민주당 친문 탈당 의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민주 연대’ 참여를 고심했을 가능성은 있다.

어찌됐건 호남과 친문을 상징하는 임 전 실장이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개인의 입지를 포기하는 ‘선당후사’를 실천함으로써 민주당 공천이 안정을 찾게 된 점은 평가할만하다. 민주당 공천도 이제 8부 능선을 넘었다. 임 전 실장의 잔류를 계기로 원 팀 정신을 살려 정권 심판이란 목표를 성취하는데 힘을 모으고 텃밭인 호남에서의 지지율 하락세를 되돌리는 반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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