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사회 - 송기동 예향부장
2024년 03월 04일(월) 22:00 가가
난센스 퀴즈 하나. 고전소설 ‘흥부전’(박타령) 주인공인 흥부의 자식은 모두 몇 명일까? 놀랍게도 아들만 25명으로 나온다.
“스물다섯 되는 자식 다른 사람 자식 낳듯 한 배에 하나 낳아, 삼사 세 된 연후에 낳고 낳고 했어야 사십이 못다 되어 그리 많이 낳겠느냐. 한 해에 한 배씩 한 배에 두셋씩 대고 낳아놓았구나.…”
여러 날 굶은 흥부가 놀부 형님 댁을 찾아가지만 몽둥이로 볼기짝을 맞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이를 본 흥부 부인은 신세 한탄을 한다.
“짐승은 미물이나 입으로 밥을 물어 자식을 먹여 주며, 추우면 날개 벌려 자식을 덮는 것을, 나는 어찌 사람으로 수다한 자식들을 굶기고 벗기는고.”
반면 놀부 자식은 아들, 딸 하나 정도로 묘사된다. 조선시대 가난한 살림살이에 흥부만큼의 자식을 낳았다면 양육에 이만저만 힘들지 않았을 터. 더구나 전란이나 전염병을 감안하면 생존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농경 사회였던 만큼 ‘흥부전’의 해피엔딩대로라면 든든한 자산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 10남매, 또는 12남매 가운데 막내라는 친구들을 간혹 접했다. 맏형이나 큰누님과 나이차가 한 세대 이상 벌어지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한국의 인구소멸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2023년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2명이다. 이런 추세라면 국방과 교육, 경제성장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예견된다. 가난과 배고픔을 이겨낸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 생)는 현재의 ‘선진 한국’을 이루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청년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경제적 불안정과 아이 양육·교육 부담, 경력 단절, 직장·육아 병행 어려움 등 다양하다. 흔히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정부는 땜질 처방이 아니라 부담없이 다둥이를 낳아 잘 기를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 아이, 한 아이 새 생명의 탄생에 국가 미래가 달려 있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
“스물다섯 되는 자식 다른 사람 자식 낳듯 한 배에 하나 낳아, 삼사 세 된 연후에 낳고 낳고 했어야 사십이 못다 되어 그리 많이 낳겠느냐. 한 해에 한 배씩 한 배에 두셋씩 대고 낳아놓았구나.…”
“짐승은 미물이나 입으로 밥을 물어 자식을 먹여 주며, 추우면 날개 벌려 자식을 덮는 것을, 나는 어찌 사람으로 수다한 자식들을 굶기고 벗기는고.”
반면 놀부 자식은 아들, 딸 하나 정도로 묘사된다. 조선시대 가난한 살림살이에 흥부만큼의 자식을 낳았다면 양육에 이만저만 힘들지 않았을 터. 더구나 전란이나 전염병을 감안하면 생존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농경 사회였던 만큼 ‘흥부전’의 해피엔딩대로라면 든든한 자산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 10남매, 또는 12남매 가운데 막내라는 친구들을 간혹 접했다. 맏형이나 큰누님과 나이차가 한 세대 이상 벌어지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