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간 물가 58% 올랐으니, 지방의원들 봉급 30% 올리는 건 당연?
2024년 02월 22일(목) 16:55
전남도의회와 시·군 의회 의정활동비가 잇따라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 의회는 행안부의 의정활동비 지급 범위를 상향 조정한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적정 인상률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상한액까지 한꺼번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 의정비심의회는 지난 21일 전남 중소기업일자리경제진흥원에서 제 12대 전남도의원 의정활동비 결정을 위한 주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의정비 심의위원회가 지난 6일 개최한 제1차 회의에서 논의한 ‘의정활동비 50만원 인상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한 자리였다. 행안부가 지난해 12월 의정활동비 지급 범위 상한액을 광역의회의 경우 월 150만원에서 월 200만원으로, 시·군 의회는 11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리는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개정한 게 계기가 됐다.

지방의원들의 의정비는 크게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로 나뉘는데 기본급에 해당하는 월정수당은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적용해 매년 오른 반면, 의정활동비는 2003년(월 150만원) 이후 그대로였다.

행안부는 행정에 대한 원활한 감시와 견제를 위한 의정활동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대두되면서 시행령을 개정했다.

전남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올해부터 앞다퉈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열고 상한액까지 파격적으로 의정활동비를 인상하는 행보에 나선 실정이다.

이미 구례·장흥·해남·함평·영광·장성·신안·순천 등 시·군 의회가 상한액인 150만원까지 한번에 인상을 결정했다.

순천시의회의 경우 지난해 공무원보수인상률(1.7%)을 뛰어넘는 월정수당 8% 인상을 단행하고 올해는 의정활동비도 상한액까지 인상한 셈이다.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소극적 활동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영식 전남도 의정비심의위원장은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 “다양한 도민 의견을 반영하고, 의원의 안정적 의정활동을 지원하도록 합당한 기준액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지만 적정 의정활동비 인상률에 대한 고민보다, 한 번에 상한액까지 인상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 의정비심의위원회는1차 회의에서 위원회 스스로 인상률을 ‘의정활동비 50만원 인상안’으로 정해놓고 공청회를 열어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역민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물가상승률을 더한 수치(58%)와 지난해까지의 공무원봉급인상률(53%)를 참고자료로 제시한 점도 50만원 인상을 정당화하는 식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설문조사도 고작 122명을 대상으로 진행돼 생색내기 꼼수라는 얘기가 나온다. 안건도 ▲20년만의 의정활동비 인상에 대한 의견 ▲의정비 심의위 인상안(월 150만원→월 200만원)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122명 중 인상이 적절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79명(65%), 50만원 인상 범위가 적절하다는 응답자는 75명(61%)이었다.

한편, 전남도 의정비심의회는 공청회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8일 2차 심의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의정 활동비를 결정해 전남도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전남도와 도의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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