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전라도에는 있고 경상도에는 없는 ‘이것’
2024년 02월 13일(화) 20:35
차례상으로 살펴보는 지역 특색

경북 영천지역 차례상.

4일 간의 긴 설 연휴가 끝났다. 이번 연휴에는 전남지역과 본가인 경상도를 넘나들면서 지역별로 다른 차례상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에 기자가 직접 광주·전남과 경상도(영천) 지역 차례상의 차이점을 비교해봤다.

◇경상도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이것’

우선 가장 큰 차이는 ‘해산물’이다.

전남 지역 차례상에는 홍어가 주로 올라간다. 다만 ‘홍어회’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홍어포나 찜을 올리는 게 눈에 띄었다. 삶은 꼬막과 낙지호롱, 병어를 올리는 것도 전라도 차례상의 특색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경상도 차례상에는 문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또 소금에 절인 상어고기인 ‘돔베기’도 볼 수 있는데 이는 지리적으로 수심이 깊은 동해와 밀접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돔배기는 경상도 중에서도 대구, 영천과 같이 내륙분지에서 볼 수 있다. 대구 내륙지방은 더운 날씨에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소금에 절인 음식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경상도 차례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샤인머스켓’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포도가 특산품인 영천에서는 차례상에 샤인머스켓을 종종 올린다. 영천 샤인머스켓은 그 향과 당도가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광주·전남 지역 차례상
◇“닭장 속에는 떡국이~” 전남 향토음식 ‘닭장떡국’

전남, 특히 산간지역에서 설명절이면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향토음식이 있다. 소고기 떡국도, 매생이 떡국도 아닌 ‘닭장떡국’이다.

닭장떡국은 말그대로 닭을 장조림처럼 간장에 조린 ‘닭장’을 넣어 끓인 떡국이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처럼 꿩고기가 귀해지자 닭을 대신 넣고 끓여 만들었다.

닭장떡국에는 주로 육질이 질긴 토종닭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수한 국물에 쫄깃한 닭고기의 매력이 돋보이는 음식이다.

이외에도 각 지역의 차례상에는 다양한 차이가 있었다.

광주지역 차례상에서는 육전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경상도에서는 새우튀김, 오징어 튀김 등 ‘찌짐’이라고 불리는 튀김 종류가 주로 올라간다.

차례를 지낸 후 전남 지역에서는 차례상에 올린 맑은 소고기 탕국을 그대로 먹지만, 경상도에서는 고춧가루를 섞은 빨간 소고기뭇국을 먹는다.

이처럼 지역의 위치나 특산물, 혹은 풍습에 따라 명절 상차림이 달라진다. 다만 음식은 언제나 ‘주인장 맘대로’다. 같은 지역이라도 차례를 지내는 집집마다 올리는 음식이 다르다.

내년 설에는 평소 올리지 않았던 음식을 준비해보는 것도 특별한 명절 재미가 되지 않을까.

/글·사진=박현주 대학생 기자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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