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물갈이 여론조사…‘찍어내기’ 의도 없기를
2024년 02월 02일(금) 00:00 가가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재지지 여부와 교체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물갈이 여론조사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조사 대상은 호남권 전체와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 현역 의원들이다.
질문의 주요 내용은 지지 정당과 이번 총선에서 투표를 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것과 함께 “이 지역 ○○○ 국회의원을 계속 지지하겠느냐” 혹은 “○○○ 국회의원이 한번 더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등 사실상 현역 의원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고 있다. 현역 의원 물갈이 대상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 조사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 조사대상 지역도 민주당 현역이 있는 전 지역구가 아니라 호남권 전체와 수도권 일부라는 점에서 특정 후보를 찍어내기 위한 목적이 아닌가라는 의혹을 살만하다. 수도권의 경우 친문(친 문재인)과 다선 중진 의원 지역구로 알려져 이런 의혹에 힘을 더하고 있다.
현역 의원 재지지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는 민주당 후보 경선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당은 이미 후보자 적합도 조사를 실시했고 오늘부터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게다가 평가를 통해 현역 의원 하위 20%에 대해 감산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하고 대상자들에게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역 의원을 물갈이 할 공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도 특정 지역구에 한해 물갈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지도부가 생각하는 특정 후보를 심기 위한 의도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지도부는 늘상 시스템 공천을 통해 개혁 공천을 이루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 헛구호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스렵다. 광주·전남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큰 것은 사실이다. 물갈이를 하려면 기존 공천 시스템을 활용해도 충분하다. 현역 의원 재지지 여부 여론조사가 찍어내기를 위한 목적이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