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도박물관 상징 ‘일편심’ 새길 때 가장 뿌듯”
2024년 01월 30일(화) 09:30
광양장도박물관서 ‘장도 제작’ 3대 박남중 씨
“아버지 뒤 이어 정확한 장도의 혼 알리고 싶어”
“일하는 과정서 육체·정신적으로 힘든 건 없고
내가 원하는 디테일을 살리지 못할 때 아쉬워”
장도전수교육관인 광양장도박물관에서 할아버지·아버지에 이어 3대째 장도 제작의 맥을 잇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장도장 이수자 박남중(32) 씨. 177가지의 공정을 수백 번씩 반복해야 하는 장인의 길을 택한 이유와 앞으로 계획에 대해 일문일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할아버지·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도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할아버지의 장도 만드는 모습을 평생 봐 오신 아버지가 자연스럽게 그 뒤를 이었듯이, 환경적인 요인은 나도 비슷하다. 그리고 아직까지 장도 문화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단지 자결용·치장용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꼭 그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사명감을 갖고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장도의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나서게 됐다.

-언제부터 직접 장도를 만들기 시작했나.

▲중학교 때부터 시작했지만 그 땐 사실 흉내만 낸 거나 마찬가지다. 본격적으로 장도의 의미를 새기며 시작한 것은 대학 1학년 때부터다.

-혹시 지금까지 오면서 힘들거나 후회한 적은 없었나.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다만 실력이 부족해 가끔 내가 원하는 디테일을 살리지 못했을 때 내 자신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제작에 있어 어려운 문제에 접하게 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해결해 나간다.

-지금까지의 작품 수는 어느 정도 인가.

▲순수하게 내 아이디어로 만든 작품은 30여점 정도. 그렇지 않고 할아버지의 디자인을 활용하거나, 일반적으로 제작하는 것은 엄청 많다.

-제작 과정에 아버지와 의견이 다른 경우도 있나.

▲가끔 디자인 부분에서는 내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제작 방법 등 모든 부분은 스승이자 아버지의 뜻에 절대적으로 따른다. 최고의 스승이니까.

-마지막 과정으로 도신에 일편심을 새겨 넣는데 그 순간의 느낌은.

▲일편심을 새긴다는 것은 칼집이나 칼자루가 다 나왔다는 것으로 제작의 마무리 단계라는 점에서 쾌감이 있다. 무엇보다 ‘일편심’은 이 작품이 광양장도박물관의 작품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뿌듯한 순간이다.

-앞으로 계획은.

▲현재의 작업을 그대로 진행하면서도 시즌별 새로운 기획 작품을 제작해 장도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가고 싶다. 인터넷 등을 통해 보다 폭넓게 알리는게 이뤄지면 그때부터는 나만의 작품에 매진하는 것이다.

/글·사진=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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