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왕진가방’의 인술, 이젠 ‘왕진버스’에 실어 달린다
2024년 01월 27일(토) 21:41 가가
농식품부, 3월부터 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시행
연 300여개 마을 돌며 양한방 의료서비스 제공
만성질환 조기 발견·치료…농촌지역 건강증진 기대
예산·의료인력 확보 관건…관련 기관들 협력 필요
연 300여개 마을 돌며 양한방 의료서비스 제공
만성질환 조기 발견·치료…농촌지역 건강증진 기대
예산·의료인력 확보 관건…관련 기관들 협력 필요
의사가 자신의 병원에서 벗어나 환자를 찾아가 진료하는 것을 왕진(往診)이라고 한다.
가끔 TV 드라마 등을 통해 왕진 가방을 들고서 간호사와 함께 환자의 집을 찾아가 진료하는 모습을 보곤 했다. 실생활에서는 1970~1980년대 만해도 농촌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응급상황에 따른 119 구조대 차량이 동원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농촌은 이제 제 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의료사각지대로 변한 지 오래됐다. 그 원인 중 하나로 농촌인구의 감소를 꼽을 수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절반에 달했던 농촌인구가 50여 년이 지난 2023년에는 20% 미만으로 줄었다.
게다가 농촌의 고령화율(2022년 기준)이 25%이고, 유병률은 34.5%로 도시(24.8%) 보다 약 10%p 정도 더 높다. 의료기관 수(2023년 1분기 기준)는 군지역이 6,097개로 전국의 8% 수준이며, 시지역(33,276개), 구지역(37,045)에 비해 턱없이 적다.
또한 지난해 기준으로 농촌지역 65세 이상 어르신의 40%가 만성질환, 20%는 정신질환을 각각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농촌의 응급환자 10명 중 4명은 병원 도착 후 1시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구와 의료기관은 감소하고, 고령화로 인해 거동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은 늘어나 필요할 때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기 힘든 게 오늘날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농촌의 모습이다.
이같은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새로운 사업을 도입했다.
바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3월부터 추진할 계획인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농촌 왕진버스’ 사업이다. 32억원의 예산을 들여 농촌지역 65세 이상 주민, 농업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양한방 의료, 안과·치과 검진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연간 300여 개 마을을 순회하며, 각 마을을 2회 이상 방문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왕진버스’ 도입에 따라 농촌 주민들에게는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 건강증진과 함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만성질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기대효과로 꼽고 있다. 또한 의료비 부담도 줄어 농촌 가계의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왕진버스’가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운영 예산 확보와 의료인력 확보라는 두 가지의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이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운영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지자체와 의료계도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또 공공의료 활성화를 통한 의료진 확보에도 의료기관을 포함한 관계 기관과 머리를 맞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농촌이 건강해야 우리나라가 행복하다’는 신념으로 찾아가는 ‘왕진버스’를 멈춤 없이 운행해 농촌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가끔 TV 드라마 등을 통해 왕진 가방을 들고서 간호사와 함께 환자의 집을 찾아가 진료하는 모습을 보곤 했다. 실생활에서는 1970~1980년대 만해도 농촌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응급상황에 따른 119 구조대 차량이 동원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절반에 달했던 농촌인구가 50여 년이 지난 2023년에는 20% 미만으로 줄었다.
게다가 농촌의 고령화율(2022년 기준)이 25%이고, 유병률은 34.5%로 도시(24.8%) 보다 약 10%p 정도 더 높다. 의료기관 수(2023년 1분기 기준)는 군지역이 6,097개로 전국의 8% 수준이며, 시지역(33,276개), 구지역(37,045)에 비해 턱없이 적다.
이같은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새로운 사업을 도입했다.
바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3월부터 추진할 계획인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농촌 왕진버스’ 사업이다. 32억원의 예산을 들여 농촌지역 65세 이상 주민, 농업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양한방 의료, 안과·치과 검진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연간 300여 개 마을을 순회하며, 각 마을을 2회 이상 방문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왕진버스’ 도입에 따라 농촌 주민들에게는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 건강증진과 함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만성질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기대효과로 꼽고 있다. 또한 의료비 부담도 줄어 농촌 가계의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왕진버스’가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운영 예산 확보와 의료인력 확보라는 두 가지의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이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운영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지자체와 의료계도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또 공공의료 활성화를 통한 의료진 확보에도 의료기관을 포함한 관계 기관과 머리를 맞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농촌이 건강해야 우리나라가 행복하다’는 신념으로 찾아가는 ‘왕진버스’를 멈춤 없이 운행해 농촌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