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전염병 - 김대성 제2사회부장
2023년 11월 15일(수) 00:00 가가
인류가 야생동물의 가축화에 성공한 것은 1만 년 전 신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神)에게 ‘살아 있는 제물(祭物)’을 바치려는 종교 신앙에서 비롯된 듯하다. 가축으로 기르던 것을 식용함으로써 수렵에 의존하는 생활의 불안정을 피할 수 있게 됐고, 차츰 의미가 역전돼 경제적 측면에서도 가축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 개·돼지 등이 인간과 생활하면서 자연 발생적으로 공생 관계가 이루어져 가축화가 됐다고 알려져 있다. 최초로 가축화된 동물은 개인데 약 1만 2000년 전에 이미 가축으로 사육됐으며, 소(1만 년 전)·염소·산양·돼지( 8000년 전) 순으로 가축화가 진행됐다. 말은 비교적 가까운 약 3000년 전이며, 칠면조의 순치는 16세기 유럽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어쨌든 가축이 인류와 같이한 역사는 까마득하게 오래됐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용 목적에 따라 오랫동안 개량을 거듭한 결과, 많은 품종이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성질이 온순해지고 사람을 따르면서 성숙이 빨라지고 번식성이 높아졌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축의 체격이 대형화되면서 생산 능력이 크게 늘었지만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나 병에 대한 저항성이 약해져 질병이 늘었다. 전염병 가운데 중요한 것을 사람의 경우와 같이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도 야생동물이 가축으로 진화하면서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약해진 탓이다.
최근 방역 당국이 소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비상이다. 럼피스킨병은 소과 동물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피부·점막·내부 장기의 결절과 여읨, 림프절 종대, 피부 부종 등을 특징으로 하는 소의 급·만성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다행인 것은 제1종 가축 전염병이지만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류인플루엔자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이어 럼피스킨병까지 잇단 가축 전염병 발생은 인간이 이기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면서 불러온 재앙이 아닐까. 지나친 산업화와 이에 따른 환경 파괴가 인간과 가축에게 전염병을 옮기고, 이젠 반려동물까지 위협하고 있으니 두려운 세상이다.
/bigkim@kwangju.co.kr
어쨌든 가축이 인류와 같이한 역사는 까마득하게 오래됐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용 목적에 따라 오랫동안 개량을 거듭한 결과, 많은 품종이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성질이 온순해지고 사람을 따르면서 성숙이 빨라지고 번식성이 높아졌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축의 체격이 대형화되면서 생산 능력이 크게 늘었지만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나 병에 대한 저항성이 약해져 질병이 늘었다. 전염병 가운데 중요한 것을 사람의 경우와 같이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도 야생동물이 가축으로 진화하면서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약해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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