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2040] 광주역~송정역 셔틀열차 폐지, 과연 대책 있나- 정준호 위민연구원 이사·변호사
2023년 11월 06일(월) 22:30
2015년경 광주역 KTX 미진입이 결정되었다. 많은 광주 북구 주민들은 한시간 반 넘게 걸리는 대중교통 이용에 심각한 불편을 겪었다. 그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였고 2016년 12월 광주역과 송정역 구간을 왕복하는 셔틀열차 도입이 결정되었다. 당시에도 셔틀열차 도입이 KTX 미진입에 따른 임시방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주민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별다른 대책은 논의되지 않았다. 결국 대체 차량 투입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셔틀열차의 내구연한 문제로 올 연말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당장 북구 주민들은 상경을 위해서 2만원이 넘는 비용이 지출되는 택시 이용 또는 한시간이 훨씬 넘는 대중교통 이용 중 하나를 부득이하게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당장 주민들의 불편함이 현실화되자 정치권에서는 앞다투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역 권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안평환 광주시의원은 지난 10월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2016년 12월 셔틀열차 도입 당시 주민들은 KTX 미진입에 따른 임시방편일 뿐 항구적이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냈지만 광주시는 그동안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운행 중단을 확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시는 열차가 내구연한이 다 돼 폐차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2019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대체 차량 투입을 위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코레일에 대체 열차를 건의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찾지 않았다”며 북구 주민들의 교통수요 및 불편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 모색이 없었음을 비판한 바 있다.

마침 광주역 권역을 지역구로 두면서 교통부서가 상임위인 조오섭 국회의원도 최근 코레일 국정감사 자리에서 “평택-오송간 복복선 공사와 인천·수원발 고속철도 공사에 따른 KTX 17편, SRT 14편 증편이 논의되고 있으니 증편된 고속철도차량을 광주역에 진입하도록 적극 검토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코레일측에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니 검토하겠다”는 답변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우선 2019년도부터 폐선 결정이 예고되었음에도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행정부서와 지역정치권 그리고 해당 상임위원의 성과 부재가 아쉽다. 다들 고민들은 있었겠지만 주민들의 불편 경감을 위한 공론화 과정 자체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폐선 결정이 난 이후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실효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은 매한가지다.

그렇다면 대안을 찾아보자.

시민들이 직접 토론을 통해 정책을 만들고 의견을 반영하는 쌍방향 플랫폼인 ‘광주온(on)’에는 이미 관련된 의견 제시가 진행 중이다. KTX 광주역 재진입 제안 의견과 대체열차 확보 제안 등으로 크게 두 가지 논의로 나뉘고 있다.

광주역 재진입과 관련해서는 일반선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광주역 진입 선로는 경전선과 광주선을 이용해 북송정 삼각선에서 분기되는 구조인데 이 분기지점이 고속열차선과는 연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이와 관련해 장성과 김제를 경유하여 목포를 종착지로 하는 고속열차가 이미 해당 구간에서 고속선이 아닌 일반선을 통해 운행되고 있으니 장성-김제역을 경유하는 차량 중 일부를 광주역으로 종착하는 차량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고속열차 31편의 증편 논의가 있으니 이 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어진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고속열차의 광주역 재진입이 어렵다면 전기열차인 ‘누리로’ 차량을 대체 셔틀열차로 운행하는 것도 대안 중 하나로 검토되어야 한다. 부울경 지역 태화강 노선에 운행 중인 누리로 차량은 현재 전국적으로 6개 차량이 편성되어 있는데 그 중 한 두 편이라도 가져와 대체차량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광주역사내에 전기차량 검수시설이 남아있다고 하니 실효적인 대안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폐선이 임박한 시점까지 실효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것은 코레일이나 행정당국에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안하고 막연한 건의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위 두가지 방안, 장성-김제 경유 고속열차편의 광주역 종착편으로의 배치 그리고 누리로 차량의 긴급 편성을 구체적으로 코레일 당국에 건의해야 한다. 당장 광주시부터 명확한 대안과 입장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과 해당 상임위에서도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일이 아니다. 교통 소외지역이라는 오명이 광주 북구와 원도심 지역에 더 이상 거론되지 않기를 바란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