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의대 유치, 소지역주의로는 안된다
2023년 10월 26일(목) 00:00 가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 국립 의대 설립이 화두가 되고 있다. 전남에 국립대 의대를 신설하는 요구는 30년 된 숙원으로 정부의 강력한 의대 정원 확대 의지와 맞물려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와 명분도 충분하다. 취약한 의료 인프라가 지역 소멸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점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 국립대 의대를 세운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어떻게 유치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의대 설립을 놓고 국립대가 있는 목포와 순천은 오래전부터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권이 가세해 유치전이 가열되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순천과 목포에서 잇따라 토론회를 열고 분위기를 띄우는가 하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목포)과 소병철 의원(순천 갑)이 삭발까지 하면서 배수진을 치고 있다.
전남에 국립대 의대를 유치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 만큼 소지역주의를 벗어나 단일화 된 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그제 실국장 회의에서 입지 단일화를 공식화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 지사는 지난 5월 자치분권협의회에서 목포대와 순천대를 통합해 의대 유치를 놓고 벌이는 동·서 갈등을 봉합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동부권과 서부권에 대학병원과 강의 캠퍼스를 설치해 양 지역에 의대 신설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다.
소지역주의로는 안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제안한 방식으로 옳은 해법이다. 다만 대학 통합의 경우 절차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현실을 감안할때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입지 단일화를 위한 주민 여론 수렴일 것이다. 명분이 맞다면 대의를 위해서는 조금은 양보하는 주민 의식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