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기피현상 심화…기간제에 짐 지워서야
2023년 10월 11일(수) 00:00 가가
일선 초·중·고교에서 정규직 교사들의 담임교사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그 자리를 기간제 교사가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에서는 담임교사 10명 가운데 6명이 기간제 교사였고 전남에선 10년 사이 기간제 교사의 담임교사 비율이 2배 이상 급증했다.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2013년~2022년) 지역별 기간제 교원 담임교사 현황’ 자료에 따른 결과다. 자료에 따르면 2013년 53.5%이던 기간제 교사의 담임교사 비율은 10년만에 60.2%로 6.7% 포인트 증가했다. 광주의 경우 2013년 기간제 교사 586명 중 45.9%인 269명이 담임을 맡았지만 2022년에는 694명 중 57.9%인 402명이 담임을 맡아 10년 사이 전국 평균 상승률의 두배 가량 됐다. 전남은 2013년 24.1%이던 기간제 교사의 담임교사 비율이 지난해에는 44.2%로 10년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광주·전남은 아직 전국 평균 비율보다는 낮지만 증가세가 가팔라 교육당국의 주시가 필요하다. 기간제 교사들의 담임교사 비율이 증가하는 원인은 정규직 교사들이 담임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기간제 교사에게 책임이 무거운 감독 업무를 맡길 수 없다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일선 학교에선 ‘계약직 교원 운영 지침’을 만들어 정규직 교사에게 담임 업무를 우선 배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업무량 증가와 교권 추락으로 학생 생활지도나 학부모 민원에 부담을 느낀 정규직 교사들이 담임을 꺼리면서 그 짐이 기간제 교사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교육당국은 무엇보다도 담임 기피의 근본 원인인 행정업무 경감과 교권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 업무 숙련도와 교육과정 운영의 연속성을 감안해서라도 정규직 교사에게 담임을 맡겨 기간제 교사의 짐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