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킬러’ 흰불나방 유충 적극 방제 나서야
2023년 10월 06일(금) 00:00
‘가로수 킬러’로 불리는 미국 흰불나방 유충이 폭증해 광주지역 가로수 수천 그루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해 보니 광주시 서구 양동시장 일대 광주천변에는 노랗게 말라 죽은 나무 수십 그루가 늘어서 있었다. 나무 잔가지 마다 하얀 털이 달린 유충들이 들어앉아 잎사귀를 닥치는대로 갉아먹고, 유충이 거미줄처럼 실을 토해내 만든 그물망도 가지 곳곳에 흉칙하게 남아 있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산책로를 기어다니는 유충을 피해 다니느라 곤혹을 치르고 있다. 유충은 특히 동구 학동 양림교 일대부터 북구 임동 챔피언스필드 인근까지 퍼져 있어 줄잡아 피해를 입은 가로수만 100여 그루가 넘는다.

미국 흰불나방으로 인한 피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9년부터 광주·전남에서는 가로수나 조경수를 갉아 먹는 등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에만 광주·전남에서 3만 1000여 그루가 피해를 입었다. 올해는 광주에서 가로수 7632그루가 피해를 입었는데 이 중 서구에서만 7285그루가 고사 위험에 노출됐다. 이상기온 등으로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8월에는 국립산림과학원이 산림병해충 발생 경보를 관심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하기도 했다.

흰불나방은 거리의 나무들을 마구잡이로 갉아 먹는 악명높은 해충이다. 보통 3~5월, 8~9월 두 차례 발생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남지역에서는 연간 세 차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가로수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식재되는 만큼 지자체는 이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무엇보다 흰불나방은 1~2령기 유충일 때 방제 효과가 큰 만큼 적절한 시기에 방제하는 게 중요하다.

당국은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방제체계를 가동해 흰불나방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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