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잡아라”… 총선 입지자들 얼굴 알리기 총력
2023년 09월 26일(화) 20:30
‘명절 효과는 과학’ 고향 여론이 지역 넘어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 … 호남 의원 물갈이 여론 커질지 촉각

/클립아트코리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총선 시계’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의 ‘밥상머리 민심’ 향배에 따라 내년 총선의 초반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야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어 지역에 따라 10~40%에 달하는 무당층의 표심을 이번 추석 연휴에 어느 진영이 선점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시험대 위에 선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따른 여·야의 유불리에 대한 여론도 이번 추석 연휴를 통해 명확해질 것으로 보이며, 광주·전남지역 총선 판세도 ‘추석 밥상 여론’을 통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측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각 정당 지도부뿐 아니라 지역구 의원 등도 총선 민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다. 실제, 광주·전남지역 현역 의원들은 서둘러 지역구를 찾아 조직을 다지고 있으며, 각 정당도 광주·전남 주요 고속도로 진출입구와 터미널·기차역 등지에서 고향을 찾는 유권자 등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이처럼 여야가 ‘한가위 혈투’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총선을 앞두고 형성된 추석 민심이 총선 결과로 고스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최근 4번의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전년도 추석 직후에 실시된 여론조사와 이듬해 총선 결과가 거의 일치하는 등 ‘추석 밥상 민심’ 이 다음 해 총선 성적표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가족과 고향 선후배 간 추석 만남을 통해 나눈 대화가 ‘지역 여론’을 형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종의 ‘대세론’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추석 밥상에서 나눈 대화를 통해 지지정당과 지지 정치인이 명확해질 수 있다는 말이며, 지난 총선 여론 형성 과정에서도 ‘명절 효과’는 일종의 ‘과학’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광주·전남지역 고향을 찾은 수도권 귀성객들이 지역 여론에 영향을 받아, 향후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도 지역 추석 연휴 여론을 선점해야 하는 이유중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을 치르고 있어, 이번 추석 연휴의 ‘고향 성적표’에 사활을 걸고 있다.내년 총선 격전지로 꼽히고 있는 수도권에서 여야 모두 월등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고, 수도권의 무당층 비율도 조사에 따라 최대 40%까지 나타나면서 명절 인사에 나서는 여야의 허리를 더욱 굽히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있어 이번 추석 연휴에 무당층의 마음을 여는 진영이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또 이번 추석 연휴를 통해 다음 달 예정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승패도 사실상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여야는 메가톤급 선대위를 꾸리고,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고,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책임론이 대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석 연휴를 앞둔 여야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지고 있다.

강서구에 호남 출신과 충청 출신이 대거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여야는 각각 호남과 충청지역 출신 강서구 거주 지인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이들 지역구 현역 의원들의 이번 추석 연휴 호남·충청 방문은 사실상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전반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변수에 따라 안개 속에 갇혀 있는 광주·전남 총선 판세도 이번 추석 연휴를 통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탓에 호남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기 때문에 추석 연휴 동안 ‘이재명 동정론’이 분다면 친이재명계의 총선 호남 압승도 예상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현역 의원들에 대한 지지율이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석 여론마저 등을 돌린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물갈이 폭은 한층 넓어지고 신인들의 선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반면, 수성에 나서야 할 현역 의원들이 얼마나 추석 민심을 잡아낼 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는 현역 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치력을 지역민에게 알리고,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기 때문이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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