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3년여 지연…건축허가 취소 처분은 적법
2023년 09월 14일(목) 20:35
건축주가 지자제로부터 건축허가 취소처분을 받고나서야 건축부지에 잡석다짐을 하고 바닥 콘크리트 작업을 했다면 착공한 것으로 봐야할까.

1심 재판부는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은 건축허가 취소를 막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해 착공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4월 광주시 동구 운림동 개발제한구역내 토지(1172㎡)를 구입했다. 이 토지는 지난 2015년 4월 소유주들이 광주시 동구로부터 단독주택 건축허가(건축면적43.2㎡의 1층 경량 철골)를 받아 착공신고까지 마쳤으나 공사착수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동구에 건축주·시공자 명의를 변경신고했고 2018년 동구는 이를 승인했다.

이후에도 착공이 미뤄지자 동구는 2021년 4월 A씨에게 건축허가 취소 처분을 사전 통지하고 26일까지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A씨는 의견제출 통보를 받고 이틀 뒤 토지 잡석깔기 공사를 했고, 29일에는 바닥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했다. A씨는 동구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건축허가취소처분을 내리고 해당 토지에 대한 원상복구를 명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광주시 동구를 상대로 제기한 건축허가 취소처분취소 소송에서 “A씨가 건축허가 취소를 막기 위해 사후적으로 급하게 공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소규모 공사이기 때문에 건축허가를 취소해야할 정도의 구체적이고 특별한 공익상 필요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광주고법 제2행정부(고법판사 양영희)는 지난 13일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가 진행한 공사는 건축허가에 따른 공사의 준비행위에 해당하는 작업만 진행했다는 점에서 공사착수로 볼 수 없다”면서 “사전통지절차와 청문절차를 거치는 동안 진행된 A씨의 편법적인 착공 행위만으로 취소사유가 해소 된다고 본다면 건축법의 규정 취지가 퇴색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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