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인생길 위로하며 희망 향해 함께 걸어요”
2023년 09월 04일(월) 19:35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 펼치는 광주생명의 전화 장식 소장
9일 DJ센터서 5㎞·11.1㎞ 코스…누구나 참여 가능
‘생명의 전화’ 50여 봉사자 24시간 전화 상담 진행
‘힘든 나를 응원하고, 삶에 지친 너를 응원하며, 함께 우리를 응원합니다.’

광주생명의 전화(이사장 문정현·이상복)가 주최하는 ‘2023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이하 밤길 걷기)이 오는 9일 광주김대중센터에서 열린다. 세계 자살 예방의 날(9월10일)을 맞아 소중한 사람을 지키한 위한 마음을 모으는 행사다. 오후 6시 출발해 반환점인 서창교를 돌아 다시 김대중센터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5㎞와 OECD 국가 자살률인 11.1㎞를 걷는 두 개 코스가 운영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자살 사망자는 모두 1만3352명이다. 하루 평균 36.5명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 셈이다. 광주에서는 같은 기간 380명이 세상을 떠났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자살률(인구 10만명 당)은 26명에 달한다.

‘밤길 걷기’는 미국자살예방재단의 자살예방 캠페인을 2006년 한국생명의전화에서 도입해 개최하기 시작한 행사로 광주생명의 전화는 지난 2012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어두운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듯, 힘든 인생길에서 함께 손잡고 격려하며 걷다 보면 밝은 날을 맞을 수 있을 거라는 마음을 담은 행사입니다. 요즘은 가족끼리도 대화가 부족하고, 사람들 간의 소통도 어려운 시대입니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하잖아요? 추억이 탄탄하면 어려움과 불행 앞에서 쉽게 좌절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해 열린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 모습 <광주생명의 전화 제공>
1기 상담사로 광주생명의 전화와 인연을 맺은 장 식(59) 소장은 “바쁜 일상에 지쳐 서로를 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밤새 걷고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며 정을 쌓아가는 기회”라며 “함께 했던 지인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힘들어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삶의 고통과 위기 속에 있는 이들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광주생명의 전화는 2005년 7월 10일 개통됐다. 지난해부터는 전화를 1대에서 3대로 늘렸고, 50명의 봉사자가 24시간 전화 상담을 진행한다. 지난해 상담 건수는 3828건, 올해는 8월까지 2985건이 접수됐다.

“하루 평균 16건 정도의 상담을 합니다. 누구나 외롭고, 소외감을 느끼고, 고통스러운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위안을 줍니다. 생명의 전화는 친구가 필요한 모두에게 24시간 열려 있어요. 초창기에는 경제문제, 가족문제 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털어놓았는데 요즘에는 인간 관계에 대한 고민, 사회 적응에 대한 문제, 개인 심리 상태 등에 대해 상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의외로 스스럼 없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도 많고요.”

정 소장은 “꼭 심각하고 어려운 고민이 아니어도 친구가 생각나면 자연스레 전화를 걸듯 편안한 마음으로 전화를 걸어 위안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밤길 걷기’ 행사는 오후 4시30분 부터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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