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영암 민간인 학살 정부 배상 판결 잇따라
2023년 08월 23일(수) 20:45
“‘화순군 군경민간인 희생사건’ 유족 2명에 1억3300만원
‘영암군 민간인 희생사건’ 유족 6명에 1억1900만원 지급”
한국전쟁 당시 화순과 영암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사건 유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민사1단독(부장판사 김호석)은 ‘화순군 군경민간인 희생사건’ 희생자 A씨의 유족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 2명에게 총 1억33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사건은 화순지역 군경이 1950년 10월 28일 춘양면에서 경전선 열차가 넘어져 승객이 숨진 사고를 마을 주민에 포함된 ‘빨치산’ 소행으로 오인해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해 민간인 4명이 숨진 참사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는 이 사건을 조사해 ‘당시 4명의 민간인이 열차 전복에 대한 보복으로 숨졌다’고 결론 내렸다. 유족들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경찰 내지 군인들이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보복만으로 주민들을 살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같은 날 광주지법 민사10단독(부장판사 김소연)도 ‘영암군 민간인 희생사건’ 희생자 B씨의 유족 6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민사소송에서 원고들에게 총 1억19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 사건은 해방 직후 경찰이 주민들을 빨치산 협력자나 좌익혐의자로 몰아 조사하다 빚어진 학살 참극이다.

B씨는 1950년 영암군 마을에 경찰이 총을 쏘며 마을로 들이 닥치자 뒷산으로 피신하다 총살됐다. 진화위는 이 사건을 조사해 2022년 12월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

정부는 전문증거를 근거로 한 과거사정리워원회의 결정만으로 B씨를 희생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과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좌익이나 부역 혐의자로 낙인찍혀 핍박당할 수 있다는 사회 분위기 탓에 이 사건의 진실규명이 2022년 말에야 이뤄졌다”며 “B씨가 사망했다는 주변인 증언은 당시 상황을 경험하지 않고서 진술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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