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야기할머니’ 양순영씨 “할머니 이야기에 몰입하는 아이들 보면 보람”
2023년 07월 24일(월) 20:35 가가
tvN 6070 구연 서바이벌 대상 수상
2017년부터 유치원 등서 활동…“봉사하는 마음이면 충분”
문체부 운영 ‘이야기할머니’ 인기 상종가…전국 3천명 활동
2017년부터 유치원 등서 활동…“봉사하는 마음이면 충분”
문체부 운영 ‘이야기할머니’ 인기 상종가…전국 3천명 활동
양순영(70·광주시 서구 풍암동)씨는 지난 2017년부터 ‘이야기할머니’로 활동중이다. 일주일에 2~3차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얼마 전에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tvN 스토리의 6070 세대 이야기 구연(口演) 서바이벌 프로그램 ‘오늘도 주인공’에서 ‘박수 세 번’ 팀으로 대상을 수상한 것. 코미디언 장동민을 팀장으로, 경북 구미 등에서 활동하는 세 명의 이야기할머니와 함께 결성한 ‘박수 세번’ 팀은 동화 ‘막내에게 남긴 유산’을 이야기극으로 꾸며 영예를 안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학진흥원이 운영하는 ‘이야기할머니’(만 56~74세)는 시니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 2009년 30명으로 시작한 ‘이야기 할머니’는 올해 3000여명으로 늘었고 경쟁률은 6.7대1에 달했다.
“옛날, 할머니가 손주를 앞에 앉혀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듯, 아이들에게 소박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이야기할머니’예요. 요즘엔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이 거의 없는데, 그들에게 할머니의 따뜻한 정도 느끼게 해주구요.”
남매를 결혼 시키고 난 후 그는 “이제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광주서구문화원을 찾아 시쓰기와 시낭송을 배웠다. 좋은 시를 읽고 나면 마음에 감동이 밀려왔고, 시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 때면 행복했다. 문화원에서 ‘이야기할머니’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됐고, 한 차례 실패한 후 이야기할머니가 됐다.
“책을 읽어주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다 외워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해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교재에 있는 이야기지만 자연스레 제가 살아왔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들도 전할 수 있어 보람 있어요.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도 합니다. 김덕령 장군, 양림동에 살던 정엄의 개를 소재로 한 이야기도 들려줬습니다.”
방송 출연은 그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다. 팬플루트 연주와 구연 시연이 담긴 3분 짜리 동영상을 보냈고 50명에 선정돼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새벽 6시 KTX를 타고 서울로 가 촬영을 마친 후 심야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일정을 반복해 피곤하기는했지만 즐거웠다.
“새로운 도전은 늘 즐겁고 재미있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경험해 보지 못했을 일들을 해보게 돼 즐거웠습니다. 출연진들이 젊고 끼가 많아 긴장되기도했죠. 우리 엄마 연예인 됐다고 아이들도 좋아하더군요.(웃음)”
‘이야기할머니’는 2~3개의 유치원과 유아원에서 1년에 평균 85회 정도 수업하고 1회 활동비는 4만원이다.
“아이들이 몰입해서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제 질문에 깜짝 놀랄만한 기발한 답을 할 땐 너무 행복합니다. 헤어질 때면 더 있다 가라며 꼭 안아주는 아이들도 있구요. 다양한 매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초창기보다 아이들이 많이 산만해진 점은 아쉽습니다. 이야기할머니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는 매일 아침 이야기를 외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과 제가 이야기를 매개로 서로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게 참 좋습니다. 제가 국민학생일 때 도덕 교과서에 실린 글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많아요. 제 이야기를 들은 수많은 아이들 중 단 한명이라도 제 이야기를 기억하고 마음에 담아 삶의 모토로 삼는다면 행복할 것 같네요.”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얼마 전에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tvN 스토리의 6070 세대 이야기 구연(口演) 서바이벌 프로그램 ‘오늘도 주인공’에서 ‘박수 세 번’ 팀으로 대상을 수상한 것. 코미디언 장동민을 팀장으로, 경북 구미 등에서 활동하는 세 명의 이야기할머니와 함께 결성한 ‘박수 세번’ 팀은 동화 ‘막내에게 남긴 유산’을 이야기극으로 꾸며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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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스토리 이야기 구연 서바이벌 프로그램 '오늘도 주인공' 최종회에서 우승한 국악팀의 김은혜(왼쪽부터), 양순영, 방영희, 이점순 씨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책을 읽어주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다 외워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해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교재에 있는 이야기지만 자연스레 제가 살아왔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들도 전할 수 있어 보람 있어요.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도 합니다. 김덕령 장군, 양림동에 살던 정엄의 개를 소재로 한 이야기도 들려줬습니다.”
방송 출연은 그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다. 팬플루트 연주와 구연 시연이 담긴 3분 짜리 동영상을 보냈고 50명에 선정돼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새벽 6시 KTX를 타고 서울로 가 촬영을 마친 후 심야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일정을 반복해 피곤하기는했지만 즐거웠다.
“새로운 도전은 늘 즐겁고 재미있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경험해 보지 못했을 일들을 해보게 돼 즐거웠습니다. 출연진들이 젊고 끼가 많아 긴장되기도했죠. 우리 엄마 연예인 됐다고 아이들도 좋아하더군요.(웃음)”
‘이야기할머니’는 2~3개의 유치원과 유아원에서 1년에 평균 85회 정도 수업하고 1회 활동비는 4만원이다.
“아이들이 몰입해서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제 질문에 깜짝 놀랄만한 기발한 답을 할 땐 너무 행복합니다. 헤어질 때면 더 있다 가라며 꼭 안아주는 아이들도 있구요. 다양한 매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초창기보다 아이들이 많이 산만해진 점은 아쉽습니다. 이야기할머니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는 매일 아침 이야기를 외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과 제가 이야기를 매개로 서로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게 참 좋습니다. 제가 국민학생일 때 도덕 교과서에 실린 글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많아요. 제 이야기를 들은 수많은 아이들 중 단 한명이라도 제 이야기를 기억하고 마음에 담아 삶의 모토로 삼는다면 행복할 것 같네요.”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