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남 으뜸인재 <3> 美 워싱턴대 석박사 입학 정지훈
2023년 06월 25일(일) 20:00
“바이오테크 신약 개발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GIST 생명과학부 석사…국가 우수장학생·교내 우수장학생 등 선정
2018년 캘리포니아 공대서 생물물리학 공부, 생명체 변화 연구 관심
“미국에서 단백질 설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는 바이오테크 신약 개발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요.”

오는 9월 15일 미국 워싱턴대학교 생물물리학 석박사 통합과정 입학을 위해 출국하는 정지훈(26)씨.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학사·석사를 마치고 박사 진학을 고민하던 그는 2023년 제4기 도비 유학생에 선정되면서 꿈에 그리던 외국 유학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목포 영화중·영흥고 출신인 그는 광주과학기술대학교(GIST·이하 지스트) 생명과학부에 입학해 과학도의 삶을 살고 있다.

“연구중심학교이기도 하고, 목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어요. 1·2학년 때 과학만이 아니라 역사·사회·경제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쳐 융합형 인재 미래를 지향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반고 출신인 정씨는 과학고 출신인 동기, 선후배들에 비해 수학, 물리 등의 과목에서 조금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2학년 1학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교내 우수장학생, 국가우수장학생 등으로 선정되며 분위기를 바꿨다.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 형 이렇게 3명이 목포에서 살았습니다. 이후 제가 지스트에 입학하고 형(정광훈·31)이 여수에 직장을 구해 나가자 목포에서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시던 아버지(정종대·62)가 명예퇴직하시고 여수로 이사를 가셨어요. 두 아들 키우시느라 애쓰신 아버지께 무엇보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없이 고등학생 때 늦은 사춘기를 맞아 잠시 위기도 있었다. 자아·정체성에 대한 혼란, 욕심대로 성취하지 못하는 성적 등에 방황했었다. 하지만 결국 공부가 그를 붙잡았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자유롭게 읽는 것이었어요. 책을 통해서 세계의 석학들이 세상의 어떤 점들을 궁금하게 생각하고 분석했는지, 또 학자들이 세상을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제 스스로를 자유롭게 해준 것 같습니다.”

그는 2018년 1월 캘리포이나 공대 롭 필리스 교수와 함께 생물물리학을 공부하면서 생명 현상을 숫자로 이해하고 생명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에 강렬한 전율을 느꼈다. 통계와 컴퓨터 연산으로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생명정보학’과 유전 정보 서열을 읽어내는 시퀀싱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가 보다 더 가능해졌다는 것이 서씨의 생각이다.

“노벨상 수상자나 세계적인 석학들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연구주제를 탐색합니다. 저도 그 반열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어요. 앞으로 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생명 빅데이터에서 암이 어떻게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암의 특이적인 대사 조절을 가지게 되는지를 관찰할 생각입니다. 이미 유전자 시계열과 대사 모델을 이용한 신약 표적 단백질 발굴 방법을 특허로 등재하고 생화학분자생물학회의 초록에 발표하기도 했어요.”

이미 SCI 논문 1편, 특허 2건의 실적을 가진 그는 미국 워싱턴대 단백질디자인연구소에서 근무할 계획이다. 앞으로 길게는 10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를 이어가 연구자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췄을 때 귀국 후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스트 언어교육센터의 엘리스 리, 레베카 베 선생님 등이 영어만이 아니라 미국 문화에 대해 잘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학부 인턴과 석사과정 동안 부모님의 마음으로 저의 성장을 위해 힘써 주신 이선재 지도 교수님, 진로와 인생계획을 조언해주신 박찬희 연구교수님, 신약 표적 단백질 발굴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연구 기회를 주신 다런 윌리엄스 교수님, 수학 교과목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주신 김재길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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