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를 꿈꾸며 원상 스님 지음
2023년 06월 09일(금) 18:00
산방 에세이 ‘토굴가’를 펴냈던 원상 스님이 수상집 ‘해제를 꿈꾸며’를 펴냈다. 저자는 지난 1993년부터 2019년까지 마곡사를 비롯해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봉암사 법주사, 대승사 외 33안거를 성만했다.

이번 책에는 불교와 스님, 경전에 대한 단상들이 담겨 있다. 제목 ‘해제를 꿈꾸며’는 스님들이 수행기간을 마친다는 뜻 외에도 그 이상의 깊은 뜻을 담고 있다.

“해제라는 낱말은 석 달, 한 철의 졸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 스스로 자신의 에고에서 벗어나는 우화(羽化)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미가 칠 년 이상을 땅속에서 인고 시간을 참고 기다리는 것이나 수행자가 각고의 시간과 열정으로 벼락 치는 깨달음이 있은 후에 갖는 인욕의 선물 같은 것이 참 해제입니다. 나의 땀으로 공을 들여 맞이한 해제는 설렘과 보람이 섞여 있습니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자신을 모르는 이가 자기 자신일 수 있다고 본다. 인생에 있어 가장 가까운 친구가 자기 자신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하는 이유다.

책에는 스님이 평소 가지고 있는 불교에 대한 사유와 가슴 따뜻한 문사로서 지닌 정서가 담겨 있다. 아울러 그는 지행합일을 매개로 단호함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모든 생명을 사랑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조용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한편 삼천사 회주 성운스님은 추천사에서 “수상집은 연꽃 마을과 함께하며 부처님의 참된 진리를 전파하고자 애쓴 결과물”이라며 “한낱 미물 중생일지언정 모든 생명 있는 것을 사랑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온 스님의 지론(持論)과 평소 행동철학을 반영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라고 평한다. <시간여행·1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