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함께 읽을 책 - 김미은 문화부장
2023년 04월 19일(수) 22:00 가가
광주일보 신춘문예 심사에서 두 차례 만난 그의 첫 인상은 차분했다. 학창시절 그의 책이 전해준 이미지가 워낙 강렬했던 터라 의외다 싶었다. ‘빨치산의 딸’을 쓴 정지아 작가다. 지리산과 백아산에서 활동했던 빨치산 부모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간 책은 발간 당시 판금 조치됐고,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었다.
최근 그의 이름이 자주 호명되는 건 아무래도 25만 부 넘게 팔린 ‘아버지의 해방일지’ 때문일 것이다. “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가 십팔번이었던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과 사흘간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그린 책은 아련하고 따뜻하다. 웃음과 눈물 속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무엇보다 재미있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시의 정원’전에 참여한 작가는 대만 작가 리밍웨이와의 콜라보를 통해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구례 곳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전남도가 뽑은 ‘2023 올해의 책’ 중 한 권이다. 전남도는 이 책을 비롯해 이미승 작가의 ‘꿈을 파는 달빛제과점’ 등 네 권을 선정했다.
최근 들어 지자체들이 주민들과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선정작들은 하나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또 작가와의 대화, 독후감 쓰기, 토론, 세미나 등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광주시 동구는 ‘2023 책읽는 동구, 올해의 책 10권’을 발표했다. 김연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임선우의 ‘유령의 마음으로’, 고정순·권정생의 ‘봄꿈(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등이다.
2004년부터 ‘원 시티 원 북’을 진행중인 순천시는 곽재식의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를 선정했다. 이 책은 전남도, 동구에서도 모두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 지난해 ‘불편한 편의점’을 선정했던 전남대도 오는 5월 ‘올해의 한 책’을 선정한다.
지자체들은 선정작과 함께 후보작 리스트도 함께 공개했다. 어쩌면 후보작 중 취향에 맞는 또 다른 책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책 읽기’를 올해의 계획으로 정했던 이들이라면 한 번쯤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시의 정원’전에 참여한 작가는 대만 작가 리밍웨이와의 콜라보를 통해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구례 곳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광주시 동구는 ‘2023 책읽는 동구, 올해의 책 10권’을 발표했다. 김연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임선우의 ‘유령의 마음으로’, 고정순·권정생의 ‘봄꿈(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등이다.
2004년부터 ‘원 시티 원 북’을 진행중인 순천시는 곽재식의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를 선정했다. 이 책은 전남도, 동구에서도 모두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 지난해 ‘불편한 편의점’을 선정했던 전남대도 오는 5월 ‘올해의 한 책’을 선정한다.
지자체들은 선정작과 함께 후보작 리스트도 함께 공개했다. 어쩌면 후보작 중 취향에 맞는 또 다른 책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책 읽기’를 올해의 계획으로 정했던 이들이라면 한 번쯤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