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에 가정폭력까지…아직도 먼 여성 인권
2023년 03월 09일(목) 00:00
어제(8일)는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올해로 115주년을 맞았지만 여성들의 삶의 질과 인권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강력범죄 피해자의 89%, 남성 대비 66.3%에 불과한 월 평균 임금, 임금 근로자의 38.4%인 정규직 비율. 대한민국 여성들의 현주소다.

광주·전남 지역 여성들의 인권은 더 열악하다. 직장에서는 성희롱에 시달리고 집에선 가정폭력에 노출돼 있다. 지난해 광주여성노동자회에 상담을 신청한 사례는 479건으로 이 가운데 성희롱 상담이 67건이었다. 광주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27세 여성 등 직장 동료 세 명은 남성 상사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희롱에 시달렸고, 고교를 갓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20세 여성은 사장한테 신체 접촉과 함께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및 조종)을 당해 경찰에 신고했다.

우리 지역은 대기업보다 영세 사업장이 많은데 열악한 근무 여건이 직장 내 성희롱을 양산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24시간 전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광주 지역 ‘1366’에도 지난해 6899건의 상담이 접수됐는데 98%가 여성 피해자였다.

가정폭력도 심각해 지난해 광주에서만 5672건이 경찰에 신고됐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이 416가구나 된다는 점이다. 재발 우려 가정은 입건이나 구속 횟수에 따라 A등급(위험 수준)과 B등급(우려 수준)으로 나누는데 그만큼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 성희롱과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훨씬 많다고 할 것이다. 성희롱과 가정폭력은 여성 인권을 지키기 위해 최우선으로 근절해야 할 범죄다. 예방을 위해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이겠지만 피해가 발생한다면 일벌백계 차원의 엄정한 처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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