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의 사료편찬관 - 마엘 르누아르 지음, 김병욱 옮김
2023년 02월 16일(목) 20:05 가가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즈음 독립의 기운을 뿜어내던 시기였다.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에 위치하며 동북쪽으로 지중해, 서쪽으로 대서양에 접한 모로코.
평범한 부모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장차 왕국이 될 왕세자 동급생으로 선발된다. 장차 왕이 될 사람의 측근이 된 소년은 훗날 왕국의 사료편찬관이 된다.
왕세자의 아버지인 현재의 왕은 아들을 엄격하게 교육시킨다. 결코 특혜는 없다는 확고한 방침을 세운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가 바라는 만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유급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작가와 번역가, 철학자로 활동하는 마엘 르누아르가 펴낸 ‘왕국의 사료편찬관’은 왕의 말과 글을 담당한 한 남자의 고백이다. 왕궁의 백스테이지에서 사료편찬관의 시선을 통해 재조명한 모로코의 근현대사를 그렸다. 작품은 지난 2020년 공쿠르상 최종심과 프랑스 아카데미 소설 대상 최종심에 올랐다.
소설에는 왕의 아들의 유급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관심사로 대두된다. 왕자의 유급은 동급생 모두의 유급을 의미했다. 그러나 주변국의 민감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그의 졸업을 지연시키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더 많다.
보호령에서 독립국이 될 긴박한 국제정세를 비롯해 호시탐탐 왕정을 전복하려는 국내 반대파들 사이에서 왕세자는 그에게 지워질 책무를 즉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왕세자의 동급생들 역시 언젠가 자신들의 동기가 왕이 되는 순간 그의 부름을 받게 될 거라는 암묵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소설은 프랑스 보호령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개막하기까지의 모로코 30년 역사를 역동적으로 풀어낸다. <뮤진트리·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평범한 부모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장차 왕국이 될 왕세자 동급생으로 선발된다. 장차 왕이 될 사람의 측근이 된 소년은 훗날 왕국의 사료편찬관이 된다.
작가와 번역가, 철학자로 활동하는 마엘 르누아르가 펴낸 ‘왕국의 사료편찬관’은 왕의 말과 글을 담당한 한 남자의 고백이다. 왕궁의 백스테이지에서 사료편찬관의 시선을 통해 재조명한 모로코의 근현대사를 그렸다. 작품은 지난 2020년 공쿠르상 최종심과 프랑스 아카데미 소설 대상 최종심에 올랐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