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마음 그렇게 한 해를 빛냈다
2022년 12월 29일(목) 00:00
2022 광주·전남 스포츠 10대 뉴스
2022년 광주·전남 체육계에서는 희비가 교차했다. 광주FC 축구단이 2부리그에서 우승함으로써 1부리그로 직행해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팬들이 그라운드 열기를 만끽했고 월드컵에서는 조규성을 비롯한 광주 출신 선수들이 맹활약, 지역민들에게 자부심을 심었다. 반면, 광주시,전남도 체육회장이 직을 잃거나 사퇴함으로써 체육계 수장 공백사태가 이어졌다. 광주에 겨울 스포츠 시대를 열었던 프로배구단 AI 페퍼스의 침체는 김형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사태를 부르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광주·전남 스포츠를 돌아본다.

◇KIA타이거즈 4년 만에 포스트 시즌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단장으로 새로 팀을 꾸린 KIA 타이거즈는 FA 최대어 나성범과 돌아온 양현종까지 더해 2022시즌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았다. 실책 연발 속 주축 타자들의 동반 부진으로 시작은 좋지 못했지만 ‘뜨거운 5월’을 보냈다. 새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를 중심으로 황대인과 나성범이 막강 ‘나황소’ 타선을 구축하면서 5월 한 달 18승 8패, 승률 0.692를 기록하며 3위 자리에도 랭크됐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KIA는 김종국 감독의 전략 부재로 시즌 막판 9연패를 기록하는 등 70승 1무 73패(승률 0.490)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5할에도 미치지 못한 승률이었지만 막판 5강 싸움에서 승자가 된 KIA는 KT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면서 4년 만에 ‘가을잔치’를 벌였다.

◇광주FC 신기록 행진 속 K리그2 우승

K리그2 광주FC가 우승과 함께 1년 만에 K리그 1으로 복귀하게 됐다. 지난해 K리그1 최하위로 강등이 된 광주는 올 시즌 이정효 감독을 사령탑으로 해 새로운 체제를 구상했다. 친정으로 돌아온 안영규를 ‘캡틴’으로 내세운 광주는 시즌 개막전에서 ‘신생팀’ 김포FC에 일격을 당했지만 4경기를 남겨두고 K리그2 최다기간 우승 기록을 만들었다. 또 25승 11무 4패(승점 86)로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K리그2 최다승, 최다승점 신기록도 작성했다. K리그 시상식에서도 광주가 주인공이었다. 우승을 지휘한 이정효 감독이 ‘감독상’, 안영규와 엄지성은 각각 ‘MVP’와 ‘영플레이어상’ 수상자가 됐다. 안영규와 엄지성을 포함해 골키퍼 김경민, 수비수 두현석, 미드필더 박한빈·이순민은 베스트 11에 선정되면서 9개의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전남드래곤즈 FA 우승팀서 최하위 추락

전남드래곤즈는 지난해 K리그2 팀 최초의 ‘FA컵 우승’이라는 역사를 쓰면서 기대감 속에 올 시즌을 시작했다. 4월에는 구단 역사상 첫 16강을 노리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위해 태국으로 향했다. 2008년 이후 14년 만에 밟은 ACL 무대였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목표를 이루지 못한 전남은 리그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화력 강화를 위해 공을 들였지만 답답한 공격 속 뒷심싸움에서도 아쉬움을 남기며 시즌 초반 4승 4무 8패에 그쳤다. 결국 2019년 7월 감독대행에서 2020년 정식감독으로 지휘봉을 들었던 ‘FA컵 우승 사령탑’ 전경준 감독이 6월 4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장관 용인대 감독이 15대 사령탑으로 부임했지만 6승 17무 17패(승점 35), K리그2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광주대 출신' 조규성, 월드컵 스타 등극

첫 ‘겨울 월드컵’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다. ‘기적 같은 뒤집기쇼’로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벤투호’에는 33세 4개월에 첫 월드컵에 나선 대표팀 ‘맏형’ 김태환(33·울산), ‘벤투호의 황태자’ 나상호(26·서울) ‘K리그 득점왕’ 조규성(24·전북) 등 광주 출신 선수들도 함께 했다. 나상호가 우루과이와의 1차전 선발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고, 광주대 출신의 조규성은 ‘슈퍼스타’가 됐다. 조규성은 가나와의 2차전에서 후반 13분 이강인의 특급 크로스를 받아 머리로 한국의 대회 첫 골을 장식했다. 후반 16분에도 김진수의 크로스에 맞춰 날아올라 헤더로 다시 골을 넣으며 한국의 월드컵 첫 멀티골 주인공이 됐다. 조규성은 남다른 외모로도 국내외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다시 열린 관중석’ 100% 개방

코로나19로 닫혀있던 관중석이 활짝 열렸다. 1월 23일 광주에 프로배구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페퍼스타디움에서 한국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이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AI페퍼스 창단에 맞춰 광주에서 진행된 올스타전에서는 선수들과 팬들이 하나가 돼 축제를 즐겼다. 야구장에는 ‘치맥’이 부활했다. 개막과 함께 100% 관중석이 개방됐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금지됐던 육성 응원·취식이 허용되면서 야구장에 활기가 돌았다. 3년 만에 올스타전도 재개됐고 KIA에서는 ‘최다득표’를 차지한 양현종을 포함해 9명이 베스트 영예를 안았다. 프로축구연맹도 시즌 중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른 경기 운영 관련 제한사항들을 대부분 해제하면서 에스코트 키즈, 팬 사인회 등이 다시 시작됐다.

◇광주시·전남도 체육회 수장 공백 장기화

광주시체육회와 전남도체육회는 민선 2기 들어 수장 장기공백 사태를 겪었다. 1기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퇴한 뒤 새로 선출된 이상동 시체육회장이 변호사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직위를 상실했다. 이 회장은 대법원 판결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추징금 5300만원이 확정돼 지난 10월 체육회장 직위를 잃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같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됐다가 3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돼 풀려나 직무에 복귀했으나 결국 중도하차했다. 김재무 전남체육회장도 지난 5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지난 15일 체육회장 선거로 광주체육회장으로 전갑수 후보가, 전남체육회장으로는 송진호 후보가 선출됐다.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준우승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이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새기록을 작성했다. 광주도시공사는 지난 3월 삼척시청에 몰수승을 거두고 2021-2022 SK핸드볼 코리아리그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삼척시청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올렸다. 13승8패(승점 26)로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쳤다. 광주도시공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통합 3위에 오른 바 있다. 올 시즌 광주도시공사는 위기 관리 능력과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다. 선수단에서 1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2경기를 몰수패한데다 선수들이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 등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선수단의 팀워크로 난관을 극복하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AI페퍼스 김형실 창단 감독, 성적 부진 전격 사퇴

광주 AI페퍼스 프로배구단 김형실(70) 창단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해 배구계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고 ‘4강 신화’를 썼던 김 감독은 지난해 창단한 페퍼스 초대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첫 시즌인 지난 시즌은 3승 28패로 최하위에 그쳤지만,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강팀을 여러 차례 괴롭히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전력이 급격히 하락했다. 결국 김 감독은 올시즌 개막 이래 팀이 10연패에 빠지자 “팀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페퍼스는 이경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으나 28일 현재까지 개막 후 16연패에 빠지는 등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광주 양궁월드컵 성공 개최

광주에서 지난 5월 열린 ‘2022 양궁월드컵대회’는 스포츠 도시 광주의 위상을 재확인 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양궁연맹(WA)이 주최하고 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한 이 대회에는 38개국 381명의 선수단(선수 270명, 임원 등 111명)이 참가했다. 광주는 대회를 성공 개최함으로써 2025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 도시로서 국제적인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탐 딜런 세계양궁연맹 사무총장도 “예선부터 결승까지 단 1%의 허점도 없는 완벽한 대회였다”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컴파운드 결승에서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김윤희·오유현·송윤수)이 단체전에서 우승했고 컴파운드 개인전에서는 여자부 김윤희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다. 리커브 남·여 단체전에서는 대한민국 남녀 대표팀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광주장애인체육, 전국장애인체전 최고 성적

광주장애인체육은 올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 울산에서 열린 제 42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최종 성적 금 51개, 은 69개, 동 80개를 획득하며 종합순위 6위로 전년 대회에 이어 최고순위·최다메달·최고득점을 달성했다. 광주는 수영 김지향·전정일(이상 수영), 김지혜·김하은(이상 육상) 등 4명의 3관왕을 배출했다. 광주 장애인 체육인들의 선전은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에게 큰 용기와 위안을 줬다. 김옥금은 양궁 여자 컴파운드 개인전 W1에서 136점을 쏴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정진영은 여자 컴파운드 개인전, 김란숙은 여자 리커브 개인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보치아 혼성 3인조(단체전) BC1, BC2에서는 윤명숙·노영진·변지웅·문찬국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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