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오디세이 味路 -현지의 맛, 목포 로컬 브랜드] 상품 아닌 명품 …‘장인정신’을 팝니다
2022년 12월 05일(월) 22:00
‘신안씨푸드’ 재래김·돌김 자반
하루 8시간 이상 햇볕·해풍 노출
전통방식 100% 무염산 친환경 김 생산
‘코리아 팝김’ 해수부장관상…복분자 김 인기
제빵 명인의 정성 목포 ‘그린하우스’
강인주 대표 ‘제과·제빵 명인’ 지정
천연 효모종만 넣은 건강빵 고집

제빵 명인으로 선정된 강인주 ‘그린하우스’ 대표가 만든 빵이 먹음직스럽다.

◇최고등급 원초만 쓰는 ㈜신안씨푸드 재래김·돌김 자반= 대한민국 사람 중에 김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몇이나 될까. 밥을 안먹는 아이들도 한입에 쏘옥, 입을 열게 하는 마법의 음식이 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남해, 특히 갯벌이 풍부한 신안에서 나는 김을 최고로 친다. 신안에서는 대부분 전통 재래식 지주식 양식으로 김을 길러낸다. 하루 8시간 이상 햇볕과 해풍에 노출돼 충분한 광합성으로 자연살균되는 100% 무염산 친환경 김이다.

“해조류나 수산물 전반적으로 완도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김 한가지만으로는 신안이 훨씬 앞서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김 마니아들도 ‘신안 김이 맛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대한민국 1호 원초 감별사로 알려져 있는 박성수 ㈜신안씨푸드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감별사는 말 그대로 물건을 선별하는 사람이다. 육안으로 좋은 물건인지 나쁜 물건인지를 보고 판단한다. 원초는 바다에서 나서 가공되기 전까지의 김 원재료를 뜻한다. 다시 말해 원초 감별사는 김 수확기에 산지를 돌며 원초를 분석하고 수매하는 사람이다. 박 대표는 원초 감별사 일을 62년째 해오고 있다.

김은 갯벌이 있고 조수간만의 차가 큰 바다에서 좋은 원초가 생산된다. 추운 겨울에 자라는 김은 튼튼하고 영양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대부분 겨울철, 특히 1~2월에 자라는 김을 더 선호한다.

“어떤 어류를 맛보더라도 먼 바다에서 잡아온 것보다 뻘이 가까운 바다에서 나온 것이 더 맛있습니다. 생선도 그렇고 김이나 해초 등도 마찬가지에요. 뻘에는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는데 그 뻘 속에서 나오는 것들이 맛으로나 영양으로나 1등입니다. 특히나 신안에서는 임자도 것을 제일로 보는데 임자도에 가면 갯벌이 많아서 흙탕물 때문에 바닷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 덕에 임자도에서 나는 민어나 생선, 김이 가장 맛있다고 볼수 있지요.”

박성수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신안씨푸드는 지난 1956년 목포시 해안동에서 수산물 도매업을 시작하다가 2010년 지금의 신안군 압해읍으로 이전했다. 목포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판매처를 두고 있다.

박성수 (주)신안씨푸드 대표
위생시설인 해썹(HACCP)과 품질경영시스템(FSSC22000)을 갖추고 있는 ‘신안씨푸드’에서는 조미김 뿐만 아니라 원초를 가져와 1차 가공부터 모든 것을 도맡아 한다. 박 대표가 대부분의 시간을 신안 공장에 머무르며 공정을 총괄한다. 마른김을 기준으로 100일이면 250t의 맛있는 김이 이곳에서 탄생한다. 일반김은 지주식 재래김으로, 자반용은 돌김을 사용한다. 10개의 냉동창고에는 겨울에 가공한 마른김이 한가득이다.

“신안에서 나는 돌김을 안쓰면 힘이 없고 맛이 없어요. 전국에서도 우리김을 사려고 난리도 아니에요. 생산만 해놓으면 판로는 걱정도 없습니다.”

2공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먹을 수 있는 마른김과 조미김, 김자반 등이 만들어진다. ‘신안씨푸드’ 브랜드로 출시되는 김은 세 가지다. ‘코리아 팝김’과 ‘복분자 김’, 캔에 담겨 일명 캔김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우리김’이다.

‘코리아 팝김(Korea Pop Gim)’은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모아 탄생시킨 브랜드다. 명칭에 대한 호응도가 기대 이상으로 높다. 코리아 팝김은 오리지널맛, 치즈맛, 불닭맛이 출시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김을 좋아하는 어린아이들에게도, 간단한 맥주 안주거리로도 인기가 좋다. ‘2020년 수산식품지원 수출상표대전’에는 ‘코리아 팝김’을 출품해 타 제품과의 차별화와 세계시장에 한국의 맛을 널리 알린점을 인정받아 해양수산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복분자 김’은 고급 재래김에 항암효과, 노화억제, 동맥경화 예방, 혈전예방, 살균효과가 있는 복분자를 함유해 맛은 물론 피로회복과 면역력까지 높여주는 최애 간식이자 반찬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 우리김’은 고급형으로 뚜껑으로 열고 닫아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했다.

매일 농민들이 직접 포장해 진열하고 있는 신선한 농산물들.
◇제빵 명인의 정성을 맛보는 ‘그린하우스’= 그린하우스는 목포를 대표하는 제과점이다. 97년도에 문을 열어서 25년째 한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큰 누님이 운영하던 그린하우스를 지금의 강인주 대표가 맡아서 이어오고 있다.

강 대표는 대한제과협회 인증 제과·제빵 명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제과·제빵 명인은 20년 이상 제과·제빵업에 종사한 사람 중에 기술력과 발전 기여도, 기능인 지위향상 기여도 등을 점수로 평가해 고른다. 명인이 됐다는 건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의 제과·제빵사들로부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증표다.

‘그린하우스’에서는 천연 발효종으로 빵을 만든다. 빵을 만들 때 빵 반죽을 부풀리는 미생물 효모인 이스트를 사용하게 되는데 대개 이스트의 먹이인 제빵계량제(이스트푸드)를 사용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강 대표는 천연 효모종만을 넣은 건강빵을 고집한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먹는 것에 비유하자면 화학조미료(MSG)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거에요. 좋은 재료만을 넣어 빵을 만들고 싶은 마음인거죠.”

그린하우스에서 판매되는 빵 종류만도 300가지가 넘는다. 취향에 따라 연령대에 따라 추천하는 종류가 여럿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건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단팥빵이다. ‘전국에서 제일 맛있는 단팥빵’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 정도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주말이면 300~400개, 매일 200개 정도의 단팥빵이 팔려나가고 있다.

“저희는 100% 국산팥만 사용하는데다 매일 직접 팥을 삶고 끓여서 팥 앙꼬를 만듭니다.”

인근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국산팥을 구입해 사용하는데, 구입하는 양만 일년에만 500~600kg에 달한다. 팥 알갱이의 식감을 살려주기 위해 압력솥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솥에 손으로 저어가며 삶는 과정을 거친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요즘 많이 찾는 소금빵이 인기다. 하루면 100여 개가 팔려나가는데 세차례 정도 소금빵만을 위한 오븐이 가동된다. 이외에도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통밀 식빵과 통밀 깜빠뉴, 목포의 자랑 유달산 모양에 바질과 마늘향으로 풍미를 더한 ‘유달산빵’, 광주 국제식품전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가마솥에 누룽지’빵, 오징어 먹물로 만든 빵 속에 부드러운 팥과 달콤한 우유크림과 잼이 조화를 이룬 ‘오징어 게임’ 빵 등 다양하다. 목포시가 출시한 브랜드 ‘목포 주전부리’도 만들어 판매한다.

목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는 매일 농민들이 신선농산물을 직접 포장해 진열한다.
◇목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신선 농산물= 해남 고구마, 무안 낙지, 신안 홍어, 완도 전복처럼 특별하게 내세울만한 특산물이 없다는 목포. 하지만 농민들이나 어민들의 입장에서는 모든 농산물과 수산물이 특산물이고 자랑이다.

목포시민들은 지역 농민들이 정성스레 키운 신선한 농산물이 먹고 싶을 땐 목포농협 하나로마트를 찾는다. 농업인이 당일 생산한 농산물을 다른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구입할 수 있는 로컬푸드직매장이 별도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로컬푸드(Local Food) 직매장은 말 그대로 농업인이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당일 수확·포장하고, 가격을 결정해 직접 매장에 진열해서 판매하는 직거래 방식이다. 농협이 개설한 매장에서 농업인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단축해 운영하는 농식품 판매장이다.

현재 목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는 2021년 기준 191개 농가가 400여개 품목의 농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하루 평균 매출액은 700여 만원으로, 연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는 농가들도 탄생하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건 철저한 운영원칙 때문이다. 신선 농산물은 1일 유통을 원칙으로 하며 판매되는 농산물을 농업인이 직접 가격결정을 해서 포장, 진열하기 때문에 ‘가격 거품’이 없다. 무엇보다 목포시와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잔류농약검사 외에도 로컬푸드직매장 자체적으로 출하농산물에 대해 꾸준히 잔류농약 검사를 진행하고 출하농가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고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고 있다.

/이보람·장봉선·박영길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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