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AI페퍼스, 최강 현대건설 놀래켰다
2022년 10월 30일(일) 18:45
V리그 홈 개막전 1-3 패했지만
한 세트 따내며 홈팬에 희망 안겨
공격 성공률도 39%로 크게 상승
리드 26득점…양팀 통틀어 최다
이한비 14점·박경현 9점 활약
다양한 공격 루트 개발 숙제로

지난 28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AI페퍼스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경기에서 페퍼스의 니아 리드가 스파이크하고 있다.

광주 AI페퍼스가 홈팬들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줬다.

광주 AI페퍼스가 지난 28일 광주 서구 페터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전에서 진화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1-3(20-25, 25-20, 18-25, 21-25)으로 패했으나 지난 시즌 1위 현대건설을 상대로 1세트를 따냈다.

페퍼스는 지난 25일 흥국생명전에서 공격 성공률 23.66%였으나 현대건설전에서는 39.23%로 상승, 경기력이 상승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페퍼스는 2세트에서 최고 경기력을 선보였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블로킹에서 3득점, 유효블로킹(렐리로 연결한 블로킹) 8개를 기록, 현대 건설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이날 경기를 통틀어 블로킹에서는 10-8로 현대건설에 앞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성장했음을 엿보게 했다. 이성희·이경수·박민범 페퍼스 코치가 직접 상대팀 블로커로 나서 훈련한 효과라고 김형실 감독은 설명했다.

어포짓 스트라이커(라이트)니아 리드는 2세트에서만 8점을 뽑아내며 공격을 이끄는 등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드는 이날 26점을 뽑아내 해결사로서 역할을 해냈다. 지난 흥국생명전 3세트를 통틀어 9득점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었다. 리드는 백어택으로도 2점을 뽑아냈다. 그는 로테이션 때문에 후위로 내려가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빠른 토스로 공격 스피드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세터 이고은과 리드의 조합이 앞으로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할 경기였다.

김형실 감독은 “리드가 토스의 높낮이에 적응하는 것 같다. 오늘은 맞아 들어가는 플레이가 보였다”고 말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리드가 왜 1라운드 1순위로 뽑혔는지 알게 됐다”며 “리시브가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세팅된 볼이 리드에게 전달됐을 때 막아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한비와 박경현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생일을 맞은 이한비는 14득점으로 리드에 이어 팀내 두번째로 많은 득점을 뽑아냈다. 김 감독이 최고의 플레이어로 엄지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다. 박경현도 9점을 뽑아내면서 공격력을 높이는데 가세했다.

김형실 감독은 “이한비와 박경현에게 볼이 갔을 때 상대팀 블로킹이 높기 때문에 성공률이 낮아진다. 블로킹을 피하는 이동공격 등 다양한 공격 루트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강성현 감독은 레프트의 활약을 칭찬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아웃사이드 히터가 좋아졌다. 프로 2년차에 접어들면서 경험치를 경기에서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페퍼스는 현대건설전에서 진화한 모습을 보였지만 4세트에서 팀의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냈다. 1세트와 4세트 각각 20, 21점으로 맹렬하게 추격했으나 세트 포인트까지는 가지 못했다.

4세트 17-17로 맞선 상황에서 현대건설 양효진에게 2번 연속 오픈을 허용해 발목을 잡혔다. 21-24로 뒤진 상황에서 박경현의 서브 범실로 세트를 내주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현대건설은 에이스 야스민과 양효진이 각각 22점, 21점을 뽑아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들은 박빙 승부가 펼쳐질 때마다 결정적인 득점으로 페퍼의 상승세를 꺾었다.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은 페퍼의 빈공간을 공략하는 페인트 공격으로 페퍼스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들과 이다현(15점) 트리플타워가 무려 58점을 합작하는 파괴력을 선보였다.

김형실 감독은 변화한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팀이 위기관리 능력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 좀더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부상의 아픔을 참고 뛰어준 선수들의 투혼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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