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임명재 약사
2022년 10월 26일(수) 00:30
국내의 어떤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20년 전부터 식목과 육림에 투자해 왔고 이제는 그 나무들이 거대하게 성장해서 현지 경제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렇게 투자한 국내 기업도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면서 탄탄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나무를 키우는 것이 하루아침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수십 년을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장기적이고 꾸준한 투자였다. 그러나 그러한 긴 안목을 지닌 투자 덕분에 이 회사는 마침내 매우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나무를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키우는 것도 매우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꾸준하게 흔들림 없이 투자하고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정책도 이처럼 꾸준하게 유지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뀌면 단절되거나 전면 재검토되는 현실이 매우 우려스럽다.

우리나라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노령 인구가 급격히 증가해서 초고령 사회에 이미 진입해 있다고 한다. 인구가 감소하게 되면 국가 자체의 경쟁력이 심각하게 퇴보하게 된다. 우리 경제는 그 동안 60년대와 70년대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의 추세에 맞추어서 경제가 성장해왔다. 그에 따라 각종 소비재 시장이 성장했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으며 대학 입학 과열 경쟁과 같은 사회문제도 겪으면서 변화해 왔다. 어떤 경제학자는 인구가 최소 8000만 명이 넘어야 국가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한다. 선진국의 대부분이 실제 그러하고 유럽은 하나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그런 혜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인구가 1억 명이 넘는다.

인구 감소는 쉽게 이해하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상권이 위축되고 있는 것과 같다. 농촌의 읍내에 가면 아무 것도 새로운 것이 없고 살지 않는 폐가가 점점 늘어나는 데, 그런 현상이 이제는 도시에까지 번지게 되는 것이다. 걱정이다. 소비 인구에 맞게 모든 생산과 유통 구조가 만들어졌는데 인구가 감소하면 공장은 문을 닫고 유통도 중단될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나 학원 앞 분식집과 같은 골목 상권도 더 심각해 질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젊은 부부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년을 내다보고 모든 사회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 정권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감사원과 같은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엔 젊은 부부가 거의 무조건 맞벌이를 해야만이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두 부부가 직장 생활을 걱정없이 유지하면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육아를 위해 휴직을 당연하게 해 주어야 하고 정부와 기업은 그에 따른 책임과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기 배움과 성장에 대해 국가가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국방비와 사회간접자본 투자, 복지비 이런 모든 예산에 반드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예산이 포함되어야 한다. 국방비는 미래의 군인을 선발하기 위해 투자한다는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대학 입학도 프랑스처럼 1대학 2대학으로 운영되는 것과 같은 파격적인 제도를 검토해서 대학의 운영에 대해 국가가 관리하고 수도권과 지방의 대학이 차별되지 않고 같은 수준의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신개념 정책이 필요하다.

단순히 돈을 지원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육아와 양육에 젊은 부부의 손이 덜 가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로 이민하는 것을 적극 장려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코리안 드림을 갖게 하는 것도 인구 정책의 큰 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를 해체하는 것보다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 내 삶이 지치고 힘들면 누가 그것을 감내하려고 하겠는가? 결혼을 하지 않거나 무자녀로 부부 생활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직시해야 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더 큰 행복을 누리게 될 수 있고 그러한 모습을 찍은 SNS가 넘쳐 나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