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하여- 정은성 호남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2022년 10월 26일(수) 00:15
코로나19 팬데믹은 지난 3년여 동안 전 세계 관광산업을 위축시켰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확대되면서 각 국가 및 지역은 관광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안전한 저밀도 관광지를 선호하게 되었으며 위락 활동을 즐기면서 동시에 건강한 삶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관광기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객의 관광 행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설문 조사 참여자의 약 75%가 단순한 위락형 관광보다 양질의 삶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웰니스(wellness) 관광’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웰니스 관광의 한 유형인 의료관광이 침체된 관광산업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료관광은 의료 소비자가 자신의 정주지 내 의료기관의 수준, 비용, 서비스 등에 만족하지 못하고 질병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해 타 지역을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시에 위락 활동을 추구하는 겸목적적 관광이다.

국제 관광 시장에서 의료관광은 1990년 후반부터 주목받기 시작하였으나 그 역사는 고대 로마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제국 귀족들은 지친 심신 회복 및 질병 치료를 위해 나폴리를 방문하여 온천욕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세종대왕이 눈병 치료를 위해 충청남도 온양온천과 강원도 이천온천에서 한 달 동안 요양을 하였다는 기록에서 의료관광의 시작을 엿볼 수 있다.

관광객을 포함한 소비자는 유행에 민감하다. 그런 점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관광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로 인해 침체기를 겪은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면 세계적인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관광상품과 서비스를 추구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시점에서 지역의 관광산업을 회복시키려면 의료관광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프라 확충과 콘텐츠 개발에 나서야 한다.

광주광역시는 ‘광주광역시 의료관광 활성화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광주의료관광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지역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광주의료관광지원센터는 볼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의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국내외 마케팅 활동, 의료관광 전문 인력 양성, 의료관광 실태조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 광주의료관광지원센터가 설립된 2017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광주의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약 65.6%가 증가했다.

광주광역시는 한국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인구 100만 명 기준 병상 수, 우수 의료장비, 간호사 수가 전국 1위인 지역으로, 의료관광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료관광은 의료산업과 관광산업이 융합된 관광으로 우수한 의료 인프라에 의료 관광객을 위한 고품질 관광 서비스가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

광주광역시의 의료관광을 지역 특화 관광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 의존도가 높은 관광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의료관광 서비스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중앙 정부에서도 의료관광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가 공인 자격 제도인 ‘국제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자격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특화형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양성은 외국인 의료 관광객 유치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 소비자 유치를 위한 의료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관광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이 부족한 실정이며, 국가 직무 능력 표준에서도 의료관광에 대한 구체적인 직무 역량을 위한 교육과정이 설계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광주광역시가 의료관광을 지역특화형 관광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의 다양한 의료관광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광주형 의료관광 서비스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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